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한 직원이 자기가 하던 일을 맡길 수 있는 외주 업체를 직접 차리고, 이를 통해 4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낸 사실이 감사에서 적발됐다.
18일 우주항공청이 공개한 항우연 종합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항우연 전 직원 A씨는 2018년부터 자신이 따로 창업한 기업을 통해 항우연과 총 66건, 401억6000만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A씨는 2018년 항우연에서 일하면서 자신이 담당하는 업무를 사업 분야로 삼는 회사를 만들었고, 2019년엔 창업을 위한 휴직에 들어갔다. 이후엔 담당 업무를 맡아오던 용역 업체를 인수했다.
A씨는 이후 이 기업들을 통해 자신이 진행하던 업무를 외주화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66건이나 맺었다. 66건 중 9건을 제외하면 모두 수의 계약이었다. 특히 저궤도 위성 주파수 관련 용역 20건은 모두 A씨의 기업 외엔 입찰자가 없었다. 사실상 독점이었던 셈이다. 이 계약들은 대부분 A씨 재직 중에 이뤄졌고, 퇴직 후에도 8건의 계약이 체결됐다.
A씨의 이런 창업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가이드라인과 항우연 창업 지원 규정에서 반하는 것임에도 항우연은 A씨의 창업을 승인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또한 용역 기업을 인수한 것을 항우연에 알리지 않은 채 창업 혜택을 받았다. 계약에 참여한 연구원 대부분도 A씨의 업무 후임자 또는 선임자였다.
우주청은 A씨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등으로 수사기관에 고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창업 담당 직원에 대해서도 업무 태만으로 징계를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