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의 얼굴 노화 속도가 생존 가능성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pixabay

병원에서 치료 기록용으로 남긴 얼굴 사진이 암 환자의 건강 변화를 읽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아직 검증이 더 필요하지만, 향후 환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치료 경과를 살피는 보조 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매스제너럴브리검 연구진은 사람의 얼굴 사진으로 생물학적 나이를 추정하는 AI 도구 '페이스에이지(FaceAge)'를 활용해, 암 환자의 얼굴 노화 속도가 생존 가능성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28일 게재됐다.

생물학적 나이는 실제 몸 상태와 노화 정도를 반영하는 개념이다. 같은 60세라도 어떤 사람은 몸 상태가 더 젊고, 어떤 사람은 더 빠르게 늙는다. 페이스에이지는 얼굴 사진 속 주름, 피부 상태, 얼굴 윤곽 등 다양한 특징을 딥러닝으로 분석해 생물학적 나이를 추정한다.

앞서 연구진은 페이스에이지를 활용해 암 환자들이 실제 나이보다 평균 5세 정도 더 늙어 보이는 경향이 있으며, 생물학적 나이가 높게 나온 환자일수록 암 치료 이후 생존율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보고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2012년부터 2023년까지 브리검여성병원에서 두 차례 이상 방사선 치료를 받은 암 환자 2279명의 얼굴 사진을 분석했다. 사진은 별도의 실험용 촬영이 아니라, 방사선 치료 과정에서 진료 절차의 일부로 촬영한 것이었다.

치료 과정 중 서로 다른 시점에 찍은 두 사진을 비교해 얼굴 노화 속도를 계산한 결과, 환자들의 얼굴은 실제 시간보다 평균 40% 더 빠르게 늙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얼굴 노화 속도가 빠른 환자일수록 생존 가능성이 낮았다. 사진 촬영 간격이 2년 이상일 때 이 관련성은 더 뚜렷했다.

연구진은 기존 지표인 '나이 편차'도 함께 분석했다. 나이 편차는 한 시점의 사진에서 보이는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얼마나 많은지를 뜻한다.

분석 결과, 나이 편차와 얼굴 노화 속도 값이 모두 높은 환자는 예후가 더 나쁜 경향을 보였다. 다만 장기적으로 예후를 예측하는 데는 사진 한 장에서 얻은 나이 편차보다 시간에 따른 변화량을 보는 얼굴 노화 속도가 더 안정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혈액검사나 조직검사처럼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 '비침습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마커란 질병의 상태나 치료 반응을 알려주는 생체 신호를 말한다. 특히 얼굴 사진은 병원 진료 과정에서 쉽게 얻을 수 있어 비용 부담도 낮다.

다만 연구진은 "페이스에이지와 얼굴 노화 속도가 실제 임상에서 널리 활용되려면 더 다양한 인종, 연령, 질환군을 대상으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다양한 암과 만성 질환, 건강 상태 평가에도 활용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참고 자료

Nature Communications(2026),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5-66758-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