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 나온 결정 사항을 법제화하는 등 후속 조치를 위해 최고인민회의 개최 절차에 돌입했다.
4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전날 북한 헌법 제90조에 따라 최고인민회의 제15기 대의원 선거를 오는 15일 실시하기로 했다. 대의원을 뽑기 위한 중앙선거위원회 위원장으로는 김형식, 부위원장은 전경철이 임명됐다. 최고인민회의가 국회 격인 만큼, 대의원 선거는 국회의원 총선거와 같은 격에 해당한다.
북한 헌법상 '최고주권기관'인 최고인민회의는 노동당의 결정 사항을 추인하고 법제화하는 역할을 한다. 보통 당대회나 당 중앙위 전원회의가 마무리되면 결정 사항을 법제화하고자 연이어 개최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2021년 제8차 당대회가 종료하고 5일 만에 최고인민회의가 열렸고, 2016년에도 제7차 당대회가 끝나고 약 50일 뒤에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됐다.
현재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2019년 선출돼 헌법상 임기인 5년을 넘긴 상태다. 이번 제15기 대의원 선거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세 번째로 치르는 선거다.
2019년 치러진 제14기 선거를 기준으로 보면, 이번 대의원 선거는 중앙선거위원회 조직으로 시작해 선거구와 분구 구성 등의 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다. 전국 모든 분구 선거위원회에서는 선거자 명부를 공시하고 후보 추천과 등록이 이뤄진다.
북한은 선거에 100% 참여와 찬성투표를 유도하고, 선거구별로 단독 후보자들이 등록한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에서도 후보자 전원이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당대회에서 2019년부터 7년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맡아왔던 최룡해가 당 중앙위원회 명단에서 탈락한 만큼, 이번 대의원 선거에서 그의 '2선 후퇴'가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조직비서로 당 실무를 책임지던 김 위원장의 최측근 조용원이 차기 최고 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으로 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제15기 대의원 선거로 당과 최고인민회의 등 국가기구의 운용 주기를 일치시킬 것으로 보인다. 최고인민회의는 헌법을 수정·보충하고 내각 총리와 내각 상(장관), 국무위원회 위원 등 주요 기관 직위자를 임명·선출한다. 이번 선거를 통한 새 대의원 체제에서 첫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제9차 당대회 노선을 추인, 이를 집행할 내각 등 국가기구 인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이 2023년 12월부터 한국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이를 법제화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해 온 만큼, 이번 제9차 당대회를 통해 당 규약에 이를 명문화했다면 최고인민회의에서 이를 헌법에 반영하는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이 외에 북한이 김일성에게 '영구 결번'시켰던 주석직을 되살려 김 위원장에게 부여할지도 관심사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