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생산하는 모바일 반도체 기판 공급량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쟁 기업이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세에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고부가 반도체 기판 플립칩(FC)-볼 그리드 어레이(BGA) 생산에 주력하며 모바일 반도체 기판 공급이 부족해진 영향이다. 공급 부족에 단가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LG이노텍의 기판 사업 수익성이 제고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의 무선 주파수 시스템인패키지(RF-SIP), 플립칩(FC)-칩 스케일 패키지(CSP)의 단가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두 반도체 기판 모두 모바일 반도체에 탑재되는는 핵심 부품이다. 대만과 국내 경쟁 기업들이 AI 반도체에 들어가는 기판 FC-BGA 생산에 주력하면서 공급이 부족해 공급 단가가 뛸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기판 경쟁사인 대만 유니마이크론과 난야, 국내 기업인 삼성전기 등이 FC-BGA 시장에 집중하게 되면서 모바일 기판 수급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LG이노텍의 모바일 기판 시장 점유율 상승 및 단가 인상 전망이 나온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이 국내와 대만 경쟁사의 FC-BGA 집중으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RF-SiP와 FC-CSP에서의 점유율 상승 및 공급 단가 인상을 예상한다"고 했다.
여기에 모바일 기판의 응용처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수익성 제고에 보탬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모바일 등에 탑재되는 저전력 D램(LPDDR)을 패키징하는 데 쓰였던 FC-CSP는 여러 개의 LPDDR을 쌓아 만들어 AI 반도체에 탑재되는 소캠(SOCAMM)으로 응용처가 늘었다. 소캠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차세대 그래픽 D램(GDDR7)에도 FC-CSP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RF-SIP도 AI가 스마트폰으로 확대 적용되면서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이 가운데, 신사업으로 진출한 FC-BGA 시장에서도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시장 진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FC-BGA는 AI 서버와 고성능 컴퓨팅에 쓰이는 핵심 기판으로,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FC-BGA 기업들이 생산 라인을 늘리는 등 수요에 대응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부족한 상태다. LG이노텍은 경상북도 구미에 FC-BGA 생산 라인을 갖추고 시장 진입을 노리는 중이다.
전자부품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FC-BGA 수요가 지속 증가하면서 기존 기업의 공급만으로는 부족해 새롭게 시장에 진출하는 LG이노텍에 기회가 생기고 있다"며 "이르면 올해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의 AI 칩에 탑재되는 FC-BGA 물량을 수주해 양산에 들어가고,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LG이노텍의 패키지 기판 사업 수익성이 제고되면서 올해 영업이익도 전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뛸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증권업계가 추정한 LG이노텍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9175억원으로 지난해(6650억원)와 비교해 약 38%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기판의 실적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가동률이 상승해 수익성이 호조세를 보인다"며 "반도체 기판 중 비중이 큰 RF-SiP의 주력 고객사 내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고, FC-BGA의 수요 강세와 공급 여력 감소로 LG이노텍의 반사이익도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