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넷마블 '뱀피르',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이미지./각 사 제공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올해 신작 흥행 여부와 기존 지식재산권(IP) 성과에 따라 3분기 실적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3N2K(넥슨·넷마블·엔씨·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중 넷마블과 크래프톤은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넥슨은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넷마블은 올해 3분기 매출 6962억원, 영업이익 8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6%, 35.8% 증가할 전망이다. 잇따른 신작 흥행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넷마블이 지난 8월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뱀피르'는 국내 양대 앱 마켓(구글플레이·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는 뱀피르가 첫 달 4000만달러(약 571억원)의 매출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지난 5월 국내 출시한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세븐나이츠 리버스'도 여전히 흥행 중이다. 출시 후 양대 앱 마켓 매출 1위를 기록한 이 게임은 현재도 양대 앱 마켓 매출 12위에 올라있다. 특히 이 게임은 지난달 글로벌 출시돼 태국 양대 앱 마켓 매출 1위, 홍콩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3분기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계속해서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뱀피르, 킹오파AFK, 세븐나이츠 리버스 글로벌 버전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실현했다"며 "2024년부터 이어진 깜짝 실적 행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내년 실적을 감안하면 넷마블은 게임 업종에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가장 큰 게임사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크래프톤은 올해 3분기 매출 8160억원, 영업이익 35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 9.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 IP인 '배틀그라운드'의 적극적인 콜라보레이션 이벤트가 실적을 견인했다. 크래프톤은 지난 7월 인기 걸그룹 '에스파'를 시작으로 8월 슈퍼카 브랜드 '부가티', 지난달 가수 '지드래곤'과 콜라보를 진행했다. 모바일의 경우 부가티뿐만 아니라 중국 전통 애니메이션 '너자2'와의 콜라보도 유효하게 작용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PC 매출은 연이은 콜라보로 전년 기저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지속 성장했다"며 "4분기에도 프리미엄 차량 협업이 예정돼 있어 견조한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반면 넥슨,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는 신작 흥행 실패 및 출시 연기 등으로 3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넥슨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11.2% 감소한 1조915억~1조190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자체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2~34.4% 줄어든 3065억~385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3분기 매출이 35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감소하고, 영업손실은 152억원으로 적자지속을 보일 전망이다. 전 분기와 달리 기존 IP의 업데이트가 부재하고 신작 마케팅비가 증가하며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다음 달 19일 출시되는 기대작 '아이온2'가 실적 반등에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3분기 매출이 12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9% 감소하고, 영업손실은 84억원으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작 흥행 실패와 출시 지연이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출시된 2D 액션 RPG '가디스오더'가 부진한 실적으로 보이는 가운데 올해 출시가 예정됐던 '프로젝트 C' '프로젝트 Q' '크로노 오디세이' 등의 공개가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