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6월 발권부터 적용되는 유류할증료를 인하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치솟은 항공유 가격이 하락 전환한 데 따라 4개월 만에 요금 오름세가 꺾인 것이다. 다만 항공유 가격이 높게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유류할증료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지는 미지수다.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계류장에서 여객기가 이동하는 모습. /뉴스1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은 다음 달 1일부터 발권되는 국제선 항공편에 적용하는 유류할증료를 27단계로 적용하기로 했다. 최고 단계인 33단계가 적용된 이달과 비교하면 6단계 낮아진 것이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적용하는 요금이다. 적용월 전전월 16일부터 전월 15일까지의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 지표(MOPS)에 따라 구간을 나눠 운영된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 유류할증료를 이달보다 17.6~20% 내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거리가 짧은 일본·중국 노선 등에는 6만1500원, 미국·유럽 노선에는 45만1400원이 각각 할증료로 부과된다.

아시아나항공도 유류할증료를 19.6~20.4% 내린다. 편도 기준 최소 6만8000원에서 최대 32만2800원이 적용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최장거리 편도 기준으로 할증료가 이달보다 약 10만원 내려간다.

유류할증료 인하는 전쟁 여파로 치솟던 항공유 가격이 하락 전환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발권에 적용됐던 평균 유가는 1갤런당 204.40센트를 기록했고, 4월 적용값은 326.71센트였다. 현행 유류할증료 제도가 시행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최고 단계가 적용된 이달 적용값은 1갤런당 511.21센트였다. 3월과 비교하면 150.1% 오른 수치다.

그러나 다음 달 할증료의 기준이 되는 4월 16일부터 지난 15일까지 항공유 MOPS 평균 값은 1갤런 당 410.02센트로 전월 대비 19.8% 내렸다. 이 때문에 아직 유류할증료를 발표하지 않은 항공사들도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계는 유가 오름세가 꺾이면서 여행 수요가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의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이용객 수는 모두 22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 늘었다. 전달 같은 기간(4월 1~11일) 증가율이 13.5%인 점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감소했다.

다만 상승세가 꺾였을 뿐 유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여행 수요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유가 기준 가격 제공 업체인 S&P글로벌이 운영하는 플래츠(Platts)에 따르면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거래되는 항공유 가격은 이달 5일 갤런당 400센트 이하로 떨어진 뒤 횡보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류할증료 적용 단계가 4~9단계에 머물렀다.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할증료가 적용되려면 유가는 180~240센트 사이에서 움직여야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의한 유가 변동성이 여전히 높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향후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신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항공업계는 올해 치솟은 유가로 인해 비상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티웨이항공을 시작으로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비상 경영 체제를 선포했고, 티웨이항공·제주항공·에어로케이 등은 무급 휴직을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