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국민의힘의 반발로 불발됐다. 만약 인사청문 보고서 재송부 요청에도 여야 합의가 안 될 경우, 이재명 대통령이 장관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3개월 뒤면 해체될 조직에 새 수장을 임명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지적이 계속되는 상황이라 이 후보자 임명 강행 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0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은 여야 이견으로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금융 당국 조직개편 강행을 문제 삼으며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을 반대했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2일 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현행법상 위원회는 인사청문회를 마친 날부터 3일 이내에 심사 보고서 또는 인사청문 보고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이르면 이날 이 후보자 인사청문 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은 국회에서 기한 내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경우 10일 이내로 기간을 정해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는데, 국회가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으면 대통령은 장관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인사청문회 당시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금융위 해체를 앞두고 이 후보자의 청문회를 진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반발했다. 여당은 금융위 해체가 아닌 업무 조정이라면서 "야당과 논의하지 않고서 금융위 개편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여야 위원들은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그러나 닷새 뒤 당정은 금융위를 해체해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로 재편하고, 금감위 산하에 금융감독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을 공공기관으로 두는 조직개편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에 대해 정무위원장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금융위 존치'와 '야당과의 협의'를 전제로 진행했던 청문회가 끝나기 무섭게 '금융위 해체'를 공식화했다"며 "밀실 졸속안"이라고 반발했다.
금융위를 해체하는 마당에 이 후보자를 새 수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조직 해체 수순으로 어수선한 지금 신임 금융위원장이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철거반장' '열흘짜리 장관'은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금융위원장에 임명된 뒤 초대 금감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이창규 행정안전부 조직국장은 조직개편안 발표 브리핑에서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쳤다. 금감위로 개편될 경우 정부조직법 부칙에 규정을 만들어 (금감위원장) 인사청문회를 거친 것으로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