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사흘만에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까지 오르면서 대출금리 상승 요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최대 연 6%,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연 5%, 신용대출 금리는 연 5%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은행권의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0.14%포인트(P) 뛰면서 2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픽스 상승분을 반영해 시중은행의 주담대·전세대출 금리도 이날부터 인상 적용되기 시작했다.

지난 14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대출 안내 현수막. /연합뉴스

우선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 6% 진입을 눈앞에 바라보고 있다. 이날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혼합형(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 주담대 금리는 연 3.81~5.57%로 나타났다. 이보다 다소 금리가 낮게 책정되는 변동형(신규 코픽스 6개월) 주담대 금리는 연 3.71~5.21%였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보면, 2%대 금리가 사라지고, 금리 상·하단이 각각 1%P 뛴 것이다.

전세대출 금리는 연 5%대 진입이 임박했다. 이날 4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 폭은 연 3.461~4.861%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말 연 2.59~3.99% 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개월여 만에 금리 상·하단이 1%P가량 올라선 셈이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신용대출의 경우에도 연 5%대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기준 4대 은행의 신용대출(1등급·1년 만기) 금리는 연 3.148~4.798%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연 2.65~3.76% 수준에서 금리 상·하단이 각각 0.5%P, 1%P 올랐다.

그래픽=손민균

연쇄적인 금리 오름세는 한동안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다음 달 중순 발표될 1월 코픽스가 또 오를 가능성이 있고, 최근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수신(예·적금) 금리를 올리면서 이것이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에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들은 지난 14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직후 예·적금 금리를 연 0.3~0.4%P 올리는 조치를 단행했다. 신한·우리은행이 전날 물꼬를 튼 데 이어, 하나은행도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예·적금 등 총 22개 수신상품의 금리를 최대 0.3%P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국민·농협은행은 아직 인상을 검토 중이다.

앞으로 올해 최소 두 차례 정도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됐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기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거로 전망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1.25%인 기준금리가 올해 1.75%까지 오른다고 가정해 보면, 주담대 금리와 신용대출 금리가 각각 7%, 6%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가계대출 차주의 75.7%가 변동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력이 된다면 부채를 서서히 갚아가는 한편, 신규 대출의 경우에는 고정금리 상품을 선택할 때라고 조언하고 있다. 주담대의 경우 현재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긴 하지만, 향후 변동금리 상승 속도에 따른 심적 불안 등을 고려하면 고정금리(혼합형 금리)로 신규 대출을 일으키는 게 낫다는 것이다.

다만 기존 변동금리로 돈을 빌린 차주가 고정금리로 갈아타려면 한도 축소, 중도상환 수수료 발생 등으로 인한 유불리를 따져보고 선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