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150분 운동하면 심장 건강을 지키기에 충분하다고 여겨온 통념을 흔드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주 150분 이상의 중강도 신체 활동은 심혈관 보호를 위한 보편적 '최소 기준'일 뿐, 심혈관 질환 위험을 30% 이상 낮추고 싶다면 주당 560~610분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주요 보건 당국이 따르는 WHO 권고 기준의 3~4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중강도 신체 활동은 빠르게 걷기나 가벼운 자전거 타기처럼 숨이 약간 차고 심박수가 빨라지는 정도의 활동을 뜻한다.
중국 마카오폴리테크닉대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성인 1만7088명의 신체 활동량과 심폐 체력, 심혈관 질환 발생률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에 20일 발표했다.
연구팀이 분석 대상자들을 약 8년 추적하는 동안 심혈관 질환은 총 1233건 발생했다. 세부적으로는 심방세동 874건, 심근경색 156건, 심부전 111건, 뇌졸중 92건이었다. 분석 결과 주 150분 운동 기준을 충족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 질환 위험이 약 8~9% 낮았다. 연구팀이 상당한 보호 효과로 보는 '30% 이상 위험 감소'와는 차이가 컸다.
연구팀 분석 결과, 심혈관 질환 위험을 20% 낮추는 데는 주 340~370분의 중강도 이상 신체 활동이 필요했다. 30% 이상 위험 감소에 도달하려면 주 560~610분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주일에 약 10시간, 하루로 따지면 약 80~87분씩 빠르게 걷거나 뛰고, 자전거를 타는 정도의 활동량이다.
연구팀은 WHO 권고가 보편적인 최소 안전선으로는 유효하지만, 최적의 심혈관 보호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훨씬 많은 활동량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심폐 체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심혈관 질환 위험이 낮은 경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심폐 체력은 격렬한 운동 중 산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받아들이고 사용하는지 보여주는 최대산소섭취량(VO₂max)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번 결과가 모든 사람에게 곧바로 일주일 10시간 운동을 권고한다는 뜻은 아니다. 분석 대상자의 96%가 백인이어서 다른 인종으로 일반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구팀은 주 560분 운동량이 비교적 높은 기준이고, 주 150분 권고도 심혈관 보호를 위한 최소 기준으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운동 권고가 앞으로 더 정교해질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일주일에 150분 이상 신체 활동을 하라는 단일 기준을 출발선으로 삼되, 심혈관 건강을 더 크게 개선하려는 사람에게는 개인의 체력 수준에 맞춘 더 높은 목표가 필요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