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발사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탐사선 '프시케' 상상도. 프시케는 동명의 금속형 소행성에 2029년 도착해 탐사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NASA

미 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탐사선 '프시케'가 화성을 발판 삼아 태양계의 금속 소행성으로 향한다.

15일(현지 시각)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프시케 탐사선은 이날 화성에서 약 4500㎞ 떨어진 지점을 시속 약 1만9848㎞로 통과할 예정이다. 우주 규모로 보면 화성을 바짝 스쳐 지나가는 셈이다.

프시케 탐사선의 최종 목적지는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 바깥쪽에 있는 소행성 '16프시케(16Psyche)'다. 이 천체는 철과 니켈 등 금속 성분이 많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추산에서는 그 가치를 1000경달러 이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번 화성 접근은 목적지로 가기 위한 핵심 항로 조정이다. 탐사선은 화성의 중력을 이용해 속도를 높이고 궤도를 기울여 2029년 16프시케에 도착할 경로에 올라선다. NASA는 이번 비행이 장거리 탐사에서 연료를 아끼고 궤도를 정밀하게 맞추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2023년 10월 발사된 프시케는 총 36억㎞가 넘는 여정을 거쳐 2029년 8월쯤 목적지에 도착할 전망이다. 이후 약 26개월 동안 소행성 주위를 돌며 중력, 자기장, 성분 등을 측정하고, 점차 더 가까이 접근해 2031년 임무를 마칠 예정이다.

◇ 철과 니켈 품은 소행성, 16프시케가 특별한 이유

16프시케는 1852년 이탈리아 천문학자 안니발레 데 가스파리스가 발견한 소행성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혼의 여신 프시케의 이름을 땄으며, 앞의 숫자 16은 인류가 발견한 16번째 소행성이라는 뜻이다. 과학자들은 프시케가 감자처럼 울퉁불퉁한 불규칙한 형태일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넓은 부분의 지름은 약 280㎞에 이른다.

NASA에 따르면 현재까지의 관측 자료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16프시케는 순수한 금속 덩어리라기보다 암석과 금속이 섞인 천체일 가능성이 크다. 금속 성분은 전체 부피의 약 30~60%를 차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소행성 16프시케 모습./미 항공우주국(NASA)

티머시 매코이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 운석 전문가는 "16프시케에서 금속은 철과 니켈이 산소나 규소와 결합하지 않은 상태라는 뜻"이라며 "16프시케의 금속 함량이 30~60%로 낮아진 추정치에 가깝더라도, 지금까지 탐사한 다른 소행성보다 금속이 훨씬 많은 천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봤다.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프시케 탐사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16프시케에 실제로 금속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 또 금속과 암석이 어떻게 섞여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 '금속 소행성' 프시케, 지구 핵의 비밀 풀까

프시케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태양계 형성 초기의 충돌 역사를 간직하고 있을 가능성 때문이다. 약 45억년 전 태양계가 만들어지던 시기에는 작은 천체들이 서로 부딪히고 합쳐지며 행성의 씨앗이 됐다. 이 과정에서 무거운 철과 니켈은 중심부로 가라앉고, 가벼운 암석 성분은 바깥쪽에 쌓였다.

만약 프시케가 이런 원시 행성의 일부였다면, 이후 반복된 충돌로 바깥 암석층이 떨어져 나가고 금속이 많은 내부가 남았을 수 있다.

이 가설이 중요한 이유는 지구 내부를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지구 중심에는 뜨거운 금속 핵이 있지만, 너무 깊고 뜨거워 탐사선을 보내거나 시료를 채취할 수 없다. 프시케가 과거 작은 원시 행성의 핵이었다면,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지구 속 깊은 곳에서 벌어진 일을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프시케 임무의 책임 연구원인 린디 엘킨스-탠턴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우주과학 연구소 소장은 "16프시케는 태양계에서 알려진 유일한 종류의 천체이며, 인류가 핵을 방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우리는 바깥 우주를 방문함으로써 내부 세계를 배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