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간지인 '주간 현대(현대비즈니스⋅現代ビジネス)는 지난 17일 '한국 의료 현장 대혼란' 이라는 기획기사에서 의대 증원에 대한 의사 반발 문제가 촉발된 것은 의료가 상업화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성형외과 의원 의사 수가 최근 10년간 1.8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입주한 성형외과 간판.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단체행동에 나선 지 한달째 접어든 가운데 해외 외신과 커뮤니티에서도 한국의 의료 파행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매체는 피부 미용 성형 분야에 의사가 쏠리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베트남 매체는 한국 대학 병원에 취업해 연수를 받는 자국 의사의 고충을 전했다. 미국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전공의 파업 결정이 다소 성급했고 급진적인 행동으로 비쳐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본 시사주간지인 '주간현대(현대비즈니스⋅現代ビジネス)는 지난 17일 '한국 의료 현장 대혼란' 이라는 기획기사에서 의대 증원에 따른 전공의 파업을 심도있게 다뤘다. 이 매체는 '미용성형대국 한국의 민낯'이라는 부제를 통해 이 같은 문제가 촉발된 것은 의료가 상업화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매체는 "사태 수습을 기대하기 어렵고,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며 "의료 대란이 장기화되면 정부가 의료 혼란을 초래했다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문은 또 "한국 의료제도에 대한 신뢰가 붕괴될 것이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또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 한국 사회의 풍조를 지적했다. 개원의 간에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피부 미용 성형 시장이 부풀어 오르면서 의료가 '비즈니스(상업)'로 정착됐다는 것이다.

매체는 "전공의들은 (돈이 되지 않는) 소아과 산부인과 신경외과는 선호하지 않는다"며 "사회적 풍조가 의학과 의사 본연의 인식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의사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냉랭하다"며 이번 사태는 의사를 목표로 한 학생들에게도 중요한 문제를 제기한다"고 전했다.

베트남 매체인 VN익스프레스는 서울대병원에서 근무하는 자국 의사의 사례를 다뤘다. 이 매체에 따르면 서울대 병원 내과 전공의인 응유엔 씨는 전공의 파업이 시작된 이후 하루 15~16시간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한 달째를 맞은 18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로 이불을 몸에 두른 어린이와 보호자가 들어서고 있다. 한편 전국 20개 대학이 모인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25일부터 대학별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뉴스1

응씨 "전공의들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에 공감한다"면서도 "전공의들이 업무에 복귀하고, 한국 정부가 이런 상황을 되돌릴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VN익스프레스는 "한국 사람들은 소득 수준이 높은 의사들이 미래 소득이 줄어들 것에만 관심이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미국의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한국 의사 파업에 관련한 게시물들이 최근 한 주 사이에 30개 가량 검색됐다. 레딧은 사용자가 뉴스 기사를 게시하면, 그에 대한 토론을 댓글로 벌이는 방식의 미디어다. 이 사이트의 하루 접속자만 5200만명에 이른다.

30개 게시물 가운데 채널뉴스아시아 기사를 링크한 게시물과 한겨레 영문판 기사를 링크한 게시물에 댓글이 100여건 달렸다. 대중은 대부분 의사 파업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이 컸다. 전공의들이 정부 결정에 너무 성급하게 전면 파업을 선언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5엔젤라'라는 사용자는 "똑똑한 의사들이라면 시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는 총선 전에 꿈쩍도 하지 않을 것이고, 시위를 하겠다고 위협하는 순간 대중들에게 부정적인 인식만 갖게 만들 뿐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의사로 추정되는 글들도 있었다. 이들은 지금 사태에 대한 부당함을 설명했지만, 댓글들은 "그래도 환자 목숨을 책임진다는 의사가 한꺼번에 파업에 들어간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전공의를 비롯해 의사들이 사표를 쓰는 건 허세'라는 분석도 있었다. 한국의 전공의들이 미국 등 다른 나라로 가서 취업하지 않겠냐는 주장에 대해 일부에선 "전문직이 나라를 옮겨서 자격증을 인정받는 것이 얼마나 힘든 지 아느냐"며 "자국 면허가 정지된 이력이 있는 의사를 받아줄 나라가 있겠냐"는 지적도 나왔다.

중동 언론 알자지라는 '전공의 파업 대응 위해 군의관 투입' 기사를 다루면서 "한국 정부가 의사 면허 정지를 언급하며 직장 복귀를 유도하려 했지만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상황을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