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층간소음 성능을 완공 직전에 확인하는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가 시행된다. 기준 미달 시 '준공 승인 거부'라는 초강수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소음 솔루션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와 건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신축 아파트 완공 후 층간소음을 측정하는 사후 확인 절차에서 기준치(경량·중량 49㏈)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지자체는 보완 시공이나 손해배상을 강제할 수 있다.
기존에는 준공 전 실험실에서 측정한 데이터로 층간소음 성능을 인정받는 '사전 인정제' 구조였다. 하지만 2022년 8월 4일 이후 사업 계획 승인을 신청한 단지부터는 입주 전 실제 가구에서 소음을 측정하는 '사후 확인제'가 적용된다.
통상 4~5년이 걸리는 공사 기간을 고려할 때, 올해부터 해당 제도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드는 단지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2월 12일 기준 층간소음 사후 확인 검사를 받아 준공 승인을 받은 단지는 약 30개"라며 "아직 층간소음 기준치 미달로 준공이 지연된 단지는 없다"고 설명했다.
층간소음 성능 기준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쳤던 조치가 강제하는 방식으로 강화되면서 건설 현장의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층간소음 성능이 기준치를 벗어났는데 보완되지 않을 경우 아파트 '준공 승인'이 나지 않아 입주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층간소음 성능을 맞추기 위해 마감재나 바닥재 두께에만 신경을 쓰면 됐다"면서도 "앞으로는 골조 설계 단계부터 소음 차단을 고려하지 않으면 사업이 지연될 수 있고 이에 대한 보상 책임을 져야 하는 만큼 건설사들이 층간소음 성능 강화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10대 건설사들은 일찌감치 전담 연구소를 설립하고 실증 테스트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래미안 고요안(安) 랩'을 통해 실제 아파트와 동일한 조건에서 소음 데이터를 쌓아 '고중량 바닥패널' 기술을 완성했다. 현대건설 역시 'H 사일런트 랩'을 가동해 고밀도 특화 몰탈과 복합소재를 결합한 'H 사일런트 설루션'으로 건설 업계 최초 1등급 상용화에 성공했다.
대우건설과 GS건설은 소재의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스마트 사일런트'를 통해 210㎜의 표준 슬래브 두께에서도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층상 필름 공법을 선보였다. GS건설은 5중 바닥 구조로 충격 진동을 단계별로 흡수하는 기술을 전 분양 단지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구조 변경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DL이앤씨는 바닥 슬래브 두께를 기존보다 대폭 강화한 'D-사일런트 플로어'를 선보였다. 일정 수준 이상의 소음 발생 시 월패드로 알림을 주는 IT 기반 'D-사일런스 서비스'도 결합해 소음 차단을 넘어 입주민의 생활 습관까지 고려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시했다.
롯데건설은 방진용 금속 코일 스프링을 적용한 신공법으로 저주파 진동인 '중량 충격음' 차단에 주력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SK에코플랜트 역시 협력사와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고성능 완충재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도를 시행한 2022년부터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들이 준공 승인을 받기 위해 연구를 꾸준히 해왔다"며 "대형 건설사들은 전담 연구소를 세우고 실증 단지를 운영하면서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 대응 채비를 마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