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법인세 인하로 생긴 지난해 세수감소분이 3조원에 불과하다는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전체 법인세수 감소분 18조원 가운데 세율 인하로 인한 세수 감소 효과는 실제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수 확보를 이유로 법인세 원상 복구를 추진하고 있는 이재명 정부의 논리가 궁색해졌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에 요청해 받은 '법인세율 개정에 대한 세수증감분 산정' 자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때인 2022년 법인세율 1%p 인하로 인한 2024년(2023년 귀속) 법인세 세수감소분은 3조원으로 분석됐다.
예산정책처는 세법개정 전후의 세율변동에 따른 법인당 산출세액 차이에 과표구간별 신고기업 수를 곱해서 전체 산출세액 증감분을 산정했다. 법인세 과표구간은 네 개로 나뉜다. 2억원 이하에 해당하는 기업은 35만3079개, 2억~200억원 구간은 12만147개, 200억~3000억원 구간은 1681개, 3000억원 초과 구간은 94개 기업이 들어간다. 윤석열 정부는 2022년 세법개정을 통해 모든 과표구간에서 법인세율을 1%p 낮췄다.
예산정책처는 법인세 인하에 따라 지난해 3조원의 세수 감소가 있었던 것으로 추산했다. 2억원 이하 구간에서는 2000억원, 2억~200억원 구간은 1조원, 200억~3000억원 구간은 1조원, 3000억원 초과 구간에서는 8000억원의 세수 감소가 있었다는 것이 예산정책처의 추산이다.
연도별 법인세수 변화를 보면 2023년 80조4000억원에서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17조9000억원이 줄었다. 기획재정부는 이재명 정부 첫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세수 확보를 위해 법인세율 1%p 인상을 포함시켰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인사청문회에서 "지난 정부에서 경기 둔화, 법인세율 인하 등으로 세입 기반이 약화된 측면이 있다"며 법인세율 원상복구를 천명했다.
하지만 법인세수 감소분 17조9000억원 가운데 실제 법인세 인하로 인한 감소분은 3조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기재부의 논리가 궁색해졌다. 경기 둔화로 인한 기업의 실적 감소 등이 세수 감소의 주된 요인이었던 셈이다. 오히려 경기가 어려울 때 법인세를 높이면서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경제의 피해가 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법인세 인상으로 인한 법인세수 증가 효과도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정책처는 2017년 문재인 정부 때 법인세 인상으로 인한 세수 증가 효과를 3조3000억원으로 추산했다. 문재인 정부는 당시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구간의 법인세 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한 바 있다.
법인세 인상이나 인하가 세수 증감에 큰 효과가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지적을 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1%p 올렸을 때 증가하는 세수 규모가 2조4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권영세 의원은 "부자감세, 조세 정상화라는 정치 논리에 갇혀 통상 불확실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발목만 잡고 있다"면서 "노란봉투법, 상법개정과 함께 이재명 정부의 '기업이 진짜 성장의 중심' 구호는 허언이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