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다시 한 번 기획재정부를 비판했다.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한 '시장격리'와 관련해 "농림부는 빨리 하자는 입장인데, 기재부는 맨날 '돈, 돈' 하니까, 쌀값이 더 떨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것 아닌가 한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 상주의 승곡체험휴양마을에서 진행한 '마을 반상회' 행사에서 "후보 입장도 내고 당에서도 촉구 중이다. 어차피 해야 할 것을 왜 계속 미뤄서 농민의 원성을 사느냐는 이야기를 해 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기재부와 안 친한데, 기재부 입장에서는 쌀값이 더 떨어지는 걸 기다리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 후보는 기재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해 오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전남 강진군 군동면 안풍 마을회관에서 열린 '국민 반상회' 행사에서 '농촌 기본소득'을 강조하면서, "당은 제 페이스대로 많이 바뀌었는데 기획재정부는 죽어도 안 잡힌다"고 했다. 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향해 "맴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재부가 맨날 '돈, 돈' 한다"는 발언도 이 후보와 기재부가 '쌀 시장격리'를 두고 시각차가 있어서 나온 것이다. '쌀 시장격리'는 쌀이 지나치게 많이 생산될 경우 시장에 나오지 않도록 정부가 실시하는 조치다. 양곡관리법에 따르면 쌀 생산량이 수요량을 3% 이상 초과하거나 수확기 가격이 지난 해보다 5% 이상 하락하면 시장격리가 가능하다.
이 후보는 지난달 28일 나주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농업인은 최소 27만t 시장격리를 정부에 요구했는데, 예산 부족을 이유로 방치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는 쌀을 시장격리까지 할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쌀 가격 하락이 예상되긴 하지만, 지난해 최장기간 장마와 여름 태풍으로 수확량이 크게 줄었고, 물가 인상과 겹치면서 평년(20㎏ 4만원)보다 30% 넘게 상승해 한때 5만5000원을 넘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이날 농촌 정책으로 '농촌기본소득'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 비하면 너무 취약한 농업 지원을 늘려야 한다"며 "지원 방식을 예전처럼 쓸데없이 길 내고 다리 쌓고 축대를 쌓는 것이 아니고, 꼭 필요한 것 외에는 현금 지원해주자"고 했다. 그러면서 "기초연금 지급하듯이, 소액의 농촌기본소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반상회를 중계하는 유튜브 방송 댓글 중 "여기 어르신들이 윤석열(후보)보다 해박하시다"는 말을 읽으며 "이거 읽으면 안 되는데"라고 웃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