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창업주 김범석 쿠팡Inc(미국 본사) 이사회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낸 것으로 11일 전해졌다. 그동안 공정위의 동일인 지정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없었다고 한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8일 서울고법에 공정위를 상대로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 등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다음 날인 9일에는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도 냈다. 공정위가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한 지 9~10일 만이다. 쿠팡 측 법률 대리인은 법무법인 태평양이 맡았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29일 쿠팡 동일인을 쿠팡 법인에서 김 의장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2021년 쿠팡을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공시대상집단)으로 지정한 뒤 김범석 개인이 아닌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봐 왔는데 5년 만에 변경한 것이다.
동일인 지정에 따라 올해부터 김 의장은 본인과 배우자, 4촌 이내 친척과 3촌 이내 인척의 국내외 계열사 주식 소유 현황을 매년 공정위에 보고하고, 외부에 공시도 해야 한다. 이런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발될 수 있다.
이에 쿠팡은 "향후 행정 소송을 통해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실제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정거래 사건 전문인 한 법조인은 "쿠팡이 집행정지를 통해 동일인 지정 효력을 멈춰둔 상태에서 최종적으로 동일인 지정 취소 판결을 받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