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창문형 에어컨./삼성전자 제공

올해 1분기와 2분기 전기요금이 각각 인상되면서 여름철 전기요금 부담이 커졌다. 4인 가구 기준으로 올 들어서만 한 달에 7000원 정도를 전기요금으로 더 부담해야 한다. 올해의 경우 더위가 일찍 찾아와 에어컨, 냉장고 등 전기를 많이 쓰는 가전제품들이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고효율 제품 비중을 높이면서 전기요금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 삼성·LG, 에너지 효율 1등급 냉장고·김치냉장고·에어컨 비중↑

29일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에너지 효율 1등급 냉장고는 49개로 전체(71개)에서 69%의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93개 중 57개(61%)가 1등급을 차지했는데, 8%포인트(P)가 늘어난 수준이다. LG전자는 올해 에너지 효율 1등급 냉장고의 수가 23개로 전체(50개)에서 46%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에는 103개 중 24개(23%)만 1등급을 받았었다.

에너지 효율 1등급을 받은 김치냉장고의 수도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에너지 효율 1등급을 받은 김치냉장고를 41개 출시했는데, 전체(47개)에서 87%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7개의 김치냉장고에 대한 에너지 효율 등급 판정을 받았는데, 이 중 1개(14%)만 1등급을 받았다. LG전자는 올해 김치냉장고 57개 중 19개(33%)가 1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에너지 효율 등급 판정을 받은 LG전자 김치냉장고는 없었다.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놓은 에어컨도 1등급 제품 수가 전반적으로 늘었다.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48개의 에어컨 중 16개(33%)가 1등급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에어컨 63개 중 13개(20%)만 1등급을 받았다. 올해 LG전자는 74개의 전기냉방기 중 9개(12%)가 1등급 판정을 받았다. 전년 동기에는 117개 중 24개(20%)가 1등급을 받았다.

◆ 2개 분기 연속으로 전기료 인상… 삼성·LG, AI·고효율 부품으로 전력소비 줄여

정부는 지난 16일부터 올해 2분기 전기요금을 ㎾h(킬로와트시)당 8원 인상하기로 했다. 4인 가구 기준으로 전기요금이 한 달에 약 3000원 올라간 셈이다. 앞서 지난 1분기에도 전기요금이 ㎾h(킬로와트시)당 13.1원 인상된 바 있다. 이를 4인 가구 기준으로 환산하면 한 달에 4000원 정도가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신제품 개발·출시에 주력하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소비전력량이 가장 많은 제품은 에어컨이었고, 그 다음이 냉장고였다. 김치냉장고는 5위 수준이다.

LG전자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냉장고 신제품. /LG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올해 냉장고 5종을 공개했는데 이 중 3종이 1등급 판정을 받았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절약모드를 활용해 전력 사용량을 70%까지 절감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달 공개한 비스포크 김치플러스 냉장고의 경우 70종의 신제품 중 40종이 에너지 효율 1등급을 받았다. 외부 환경에 따라 효율적으로 동작하는 컴프레서와 고성능 진공 단열재를 적용하는 등 에너지 사용량을 저감하는 기술을 장착했다.

LG전자는 이달 ‘디오스 오브제 컬렉션’ 냉장고 신제품 27종을 공개했는데 이 중 13개 모델이 에너지 효율 1등급 판정을 받았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컴프레서와 자동으로 문이 닫히는 기능 등을 적용해 전력 소비를 줄인 게 특징이다. 지난달에는 일반 제품 대비 에너지 사용을 29%까지 절약할 수 있는 이동식 에어컨을 출시하기도 했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전기요금이 인상되면서 가전제품 구매 시 에너지 효율 등급을 눈여겨보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가전 회사들도 에너지 효율 등급이 높은 제품 출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