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방위산업 전시회인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아덱스) 개최가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건군 75주년·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되는 올해 전시회에서 국내 방산 업체들은 수출을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또 국내 사업 확장을 꾀하는 해외 방산 업체도 대거 참가를 선언하면서, 업체·국가 간 상호 교류의 장이 열릴 전망이다.

12일 아덱스공동운영본부에 따르면 ‘ADEX 2023′은 오는 17일부터 22일까지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개최된다. 지난 1996년 ‘서울 에어쇼’로 시작된 서울 ADEX는 국내 항공우주·방위산업 제품의 수출 기회 확대와 선진 해외 업체와의 기술 교류를 위한 행사다. 지금은 매 홀수년 10월에 열리며, 2009년부터는 지상 방산 분야까지 통합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21년 10월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ADEX 2021' 전시장을 항공 촬영한 모습. 올해 'ADEX 2023' 행사는 오는 17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다. /서울ADEX공동운영본부 제공

올해 행사는 35개국에서 550개 업체가 참가할 예정이다. 역대 최대 규모다. 2년 전(28개국 440개 업체) 대비 참가국·업체 규모가 20% 늘었고, 실내 전시관 규모도 17% 커졌다. 주최 측은 “이번 ADEX의 몸집이 커지면서 비스니스 관련 상담액도 지난 행사 때보다 20억달러 늘어난 250억달러(약 33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국제 방산 전시회는 세계 각국 군 관계자들에게 자사의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공식적인 홍보 창구다. 이를 계기로 사업 논의가 이뤄지기도 한다.

운영본부는 이번 행사에 수출 유망 대상국의 군 수뇌부 및 획득 책임자, 방산기업 최고경영자(CEO), 바이어 등 71개국 200여명을 초청했다. 한 방산업체 관계자는 “ADEX는 사실상 올 한해 중 가장 큰 행사”라며 “이미 몇 달 전부터 관련 준비를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한국형기동헬기 수리온(KUH-1) . /KAI 제공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은 FA-50 경공격기 등 고정익 기체와 더불어 올해로 전력화 10주년을 맞은 수리온 헬기의 최초 수출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형 전투기 KF-21의 시험 비행도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유도무기 명가’로 꼽히는 LIG넥스원(079550)은 폴란드, UAE(아랍에미리트) 등에 수출된 ‘천궁2′ 지대공 미사일과 ‘천무’ 다연장로켓 등을 홍보한다.

한화(000880)그룹 방산 계열사는 통합 전시관을 꾸려 무인 및 육·해·공·우주 분야의 첨단 무기체계를 모두 소개할 예정이다. 현대로템(064350), 현대위아(011210)현대차(005380)그룹 계열사도 통합 전시관을 통해 제품을 홍보한다.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KAI 등은 폴란드에 현지 법인을 세우며 유럽 방산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ADEX에는 영국 BAE시스템즈, 스웨덴 사브(SAAV), 미국 보잉·제너럴일렉트릭스(GE)·록히드마틴·L3해리스(Harris), 유럽 에어버스, 이스라엘 IAI 등 굵직한 글로벌 방산 업체들도 대거 참여한다. 이들은 기존 국내 협력사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새로운 파트너와 사업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공군이 4대를 운용하고 있는 미국 보잉(BOEING)의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조기경보기). 올해 공군 신규 조기경보기 획득 사업에서 보잉은 E-737의 발전형 모델인 'E-7A'를 제안했다. /공군 제공

보잉·사브·IAI·L3해리스 등 4개 업체는 한국 공군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조기경보기) 획득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떠다니는 지휘소’로 불리는 조기경보기는 높은 고도에서 비행하며 레이더를 통해 일정 공역 내 적군의 정보, 아군 항공기 위치 등을 탐지·분석하며 관제(관리하여 통제)와 지휘를 수행한다.

한국 공군은 2031년까지 3조900억원을 들여 조기경보기 4대를 구입한다는 목표다. 이르면 올해 말까지 업체를 선정한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해외 업체 간 물밑 수주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사브 등 국내 기업에 기술 이전과 같은 파격적인 옵션을 제안한 업체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