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9월 8일 오전 5시 21분 조선비즈 RM리포트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환경부가 내년 1월부터 먹는샘물(생수)·비알코올 음료 페트병의 10% 이상을 재생 원료를 사용해 제조하도록 의무화했다. 이 소식에 음료업계는 생산 전략 재검토에 들어가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비용 부담이 생긴 탓이다.
9일 정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생수·비알코올 음료업체가 페트병 제품을 생산할 때 10% 이상을 재생원료로 생산하도록 의무화하는 '자원재활용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 5일 입법 예고했다. 현행법상 생수와 비알코올 음료의 페트병에는 재생원료 사용 의무가 없다.
개정안에는 내년부터 생수와 비알코올 음료업체가 만드는 페트병 제품은 10% 이상 재생원료를 사용해야 하고 오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30%까지 상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플라스틱 사용 감축을 위해서다.
재생원료는 사용 후 수거된 플라스틱을 녹여 재활용하는 환경친화적인 원료다. 주로 재활용 페트(PCR PET)와 품질·강도를 보완하기 위한 첨가제 등이 포함된다. 환경부는 재생원료 사용을 의무화하면 연간 2만톤(t)의 재생원료가 더 들어갈 것으로 본다.
다만 맥주 페트병은 이번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맥주 페트병 비중은 전체 매출의 15% 수준이다. 햇빛과 산소에 민감한 맥주 특성상 맛과 향을 유지하려면 갈색 페트병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맥주 페트병은 일반적인 투명 단일막 구조가 아니다"라며 "투명 페트병을 중심으로 자원 순환 경제를 먼저 구축한 뒤 맥주 페트병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내 주요 음료업체는 이미 일부 제품에 재생원료를 시범 적용하고 있다. 롯데칠성(005300)음료는 지난해 재생원료 비중 10%를 적용한 제품 '아이시스 8.0 ECO 1.5ℓ'에 이어 올해 '칠성사이다 무라벨 300㎖' 제품을 출시했다. 특히 페트병 생산 초기 단계인 프리폼 사출 공정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일정 비율 섞을 수 있도록 설비에도 투자하고 있다.
생수 시장 점유율 1위 제품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개발공사는 내년부터 재생원료 10%를 사용한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이를 위해 재생원료 10%를 적용한 제품에 대한 품질 검증 및 설비 개선을 실시하고 있다"며 "오는 2027년 완공 예정인 '친환경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무라벨 및 재생원료 적용 장치 등 친환경 생산라인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LG생활건강(051900)은 코카콜라 1.25ℓ와 같은 페트병 제품을 포함해 화장품 용기, 리필 파우치, 주방세제 등 제품에서 재생원료 사용량을 늘리고 있다. 동아오츠카도 재생원료 10% 적용을 위해 품질 테스트 등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 과정에서 원가 상승·품질 관리 부담을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재생원료를 기존 공정에 단순 투입하기엔 생산설비가 미묘하게 다르다"며 "일정 수준의 생산라인 개조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재생원료 단가는 재활용되지 않은 플라스틱 원료 단가보다 20~30% 높고 대부분이 수입품"이라며 "취지는 좋지만, 원가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