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는 모든 배송상품 포장을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로 하고 있다./컬리 제공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컬리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에서 가장 신경쓰는 핵심어(키워드)는 바로 ‘지속가능 유통’이다. 유통업체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나설 수 있는 공헌활동을 고민하다가 우선 포장재에 주목하기로 했다. 보다 고급스럽게 보이도록 포장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포장재 낭비에 대한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역사회나 중소기업과의 상생에도 집중하고 있다. 서울숲 인근 식당과 손을 잡고 행사를 기획하는 한편 중소기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을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를 활용하기 위해 컬리가 만든 퍼플박스/컬리 제공

◇ “포장재 바꾸려 테스트만 103회… 모든 포장을 종이로 바꾼 컬리”

컬리는 2019년부터 배송상품 포장지로 종이를 활용하고 있다. 비닐 완충 포장재는 종이 완충 포장재로, 비닐 파우치와 지퍼백은 종이 파우치로 바꿨다. 박스 테이프도 종이 테이프로 바꿨다. 아이스팩도 파손 테스트를 거쳐 안정성을 높인 100% 워터팩으로 바꿨다.

언뜻 생각하면 별 일이 아닌 것 같지만 사실 포장재를 전부 종이로 바꾸는 것엔 고민이 필요하다. 컬리의 주요 배송품이었던 신선식품은 냉장이나 냉동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작업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컬리는 ‘올페이퍼 챌린지(All Paper Challenge)’라는 이름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내놓은 성과가 바로 2020년에 나온 컬리 퍼플박스, 2022년에 나온 재생수지 아이스팩이다.

마켓컬리가 사용하는 종이 포장재는 내부 패키징팀에서 2016년부터 연구하고 실험을 거친 결과물이다. 친환경 보냉박스는 100%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 제작하고 있다. 2중 골판지를 활용해 공기층 구조를 십분 활용했다. 보냉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다.

보냉 과정에서 습기에 약해질 것을 우려해 재활용에 적합한 특수코팅도 포장재에 입혔다. 이에 따라 컬리의 포장재는 장시간 습기에 노출되더라도 견고한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

냉동 보냉 박스도 모든 조건에서 12시간 이상 영하 18도를 유지해 상품의 품질을 온전히 보전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이를 위해 자체 테스트만 103회를 거쳤다. 실제 사용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모니터링도 1550여회 진행했다.

컬리 관계자는 “마켓컬리는 배송 포장재 관리 기준인 냉해와 해동율 0.015% 이하, 상품 파손율 0.4%, 워터팩 파손율 0.03% 이하 기준 조건을 모두 충족한 것을 확인하고 포장재를 도입확정 했다”면서 “다방면으로 검토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환경도 생각하는 포장재를 마련했다”고 했다.

컬리는 올페이퍼 챌린지 프로젝트로 플라스틱 포장재를 크게 줄였다고 보고 있다. 종이 테이프와 종이 봉투를 사용하면서 플라스틱 테이프 길이로는 약 6만km, 비닐봉투로는 약 700만개를 절감했다.

컬리가 조성한 서울숲 샛별정원/컬리 제공

◇ 컬리의 상생법… “숲 만들고 중소 파트너사 매출 늘리고”

지역사회나 중소기업과의 상생도 도모하고 있다. 컬리는 지난 5월 서울 성동구 서울숲 인근의 대표 지역 생산자들과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 ‘서울숲 로컬탐방’ 이벤트를 진행했다.

컬리는 이를 위해 서울숲을 대표하는 식음료(F&B) 매장 9곳과 손을 잡았다. 오일장, 플랑코 바이 엘몰리노, 밀도, 플레이버타운이 대표적이다.

마켓컬리에서 미리 구매한 바우처를 성수동에 있는 오프컬리에 방문해 실물 티켓으로 교환하면 매장 메뉴들을 최대 27% 할인한 가격에 살 수 있다. 컬리 관계자는 “서울숲의 다양한 로컬 생산자들과 컬리가 함께 특별한 문화를 만들고, 지역 활성화를 이끌어내고자 다방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또 컬리는 서울숲을 방문하는 소비자가 도심 속 휴식을 느낄 수 있도록 서울숲 공원에 106평 규모의 ‘샛별정원’을 조성했다. 컬리 관계자는 “배송 과정에서 발생한 종이박스를 재활용해 마련한 1억2200만원을 서울시에 기부해 정원을 조성하게 돼 더 뜻깊다”고 했다. 컬리는 지난해에도 6500만원을 기부해 서울숲 산책로에 ‘샛별숲’을 조성한 바 있다.

생산자와 상생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대부분의 상품을 직매입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마켓컬리의 부담은 높아지지만 생산자는 재고 관리 부담을 덜고 상품의 품질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또 소비자에게 필요할 만한 상품을 공동으로 기획하고 출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판로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중소상공인의 상품이 컬리를 통해 빛을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마켓컬리에 입점한 파트너사 중 중소기업 비중은 96.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