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과 호르무즈 개방에 사실상 합의했다는 소식에 8일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일제히 폭등했다. 이란 전쟁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기대가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장 초반 증시가 크게 오르며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모두 장중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 일시 정지)가 발동됐다. 전날 1500원대를 넘겼던 원·달러 환율도 이날 1470원대 초반으로 내리며 진정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77.56포인트(6.87%) 오른 5872.34를 기록했다. 장 초반 지수 선물에 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오후 들어 지수가 5919.60까지 치솟기도 했다. 장중 코스피가 5910선을 넘긴 것은 지난 2월 23일 이후 31거래일 만이다.
이날 지수 상승을 이끈 것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집계되는 금융투자(기관) 수급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금융투자가 4조5577억원 매수 우위였다. 외국인도 2조6445억원 규모로 전날(3704억원)에 이어 이틀 연속 순매수했다. 개인만 홀로 6조5313억원어치 주식을 대거 팔았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종목 대부분인 784개가 상승 마감하고 대우건설(047040), GS건설(006360) 등 6개 종목이 상한가(일일 가격 제한폭 최상단)를 기록했다. 보합·하락한 종목은 각각 22개, 107개였다.
특히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000660)가 12.77% 크게 오르며 100만원대 회복에 성공했고, 삼성전자(005930)가 7.12% 뛴 21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스퀘어(402340)는 15% 폭등했고 현대차(7.40%), 두산에너빌리티(6.64%), 기아(5.57%), 삼성바이오로직스(0.76%) 등도 상승했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각각 3.45%, 0.61%씩 내렸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3.12포인트(5.12%) 오른 1089.8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가 1080선을 넘긴 것은 지난 2월 6일(종가 1080.77)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코스닥 16개 종목이 상한가, 1429개가 상승 마감했고, 보합 및 하락한 종목은 총 306개에 그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3685억원, 2423억원씩 순매수했고, 개인은 5819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대부분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가 11% 넘게 급등했고, 리노공업(058470)은 6%대 강세였다. 알테오젠(5.79%), 에코프로(5.73%), HLB(5.17%), 에코프로비엠(3.47%), 에이비엘바이오(2.99%), 코오롱티슈진(2.73%), 펩트론(2.16%) 등도 올랐다. 반면 삼천당제약(000250)은 6.55% 하락 마감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휴전 협상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최대 피해국으로 꼽혔던 한국 증시가 크게 반등했다"며 "외국인이 전기·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순매수세를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