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솔루션즈(옛 두산공작기계)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사실상 모회사인 DN오토모티브 주가가 올해 들어 20% 넘게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해 기업가치의 중복이 발생하는 ‘더블 카운팅’ 이슈가 부각되면 DN오토모티브 주가가 하락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선DB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DN그룹의 지주사인 DN오토모티브(007340)는 전일 대비 3.1% 하락한 8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 7만원 수준이었던 주가는 새해 들어 20% 넘게 상승했다. DN오토모티브 주가는 DN솔루션즈 인수 후 실적 급성장과 함께 우상향했다. 2021년 1월 4일 2만595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해 7월 12일 10만26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DN오토모티브 주가가 오르는 와중에도 업계에선 모자회사 중복 상장으로 인한 주가 급락 우려가 나온다. 올해 상장을 앞둔 DN솔루션즈가 모회사인 DN오토모티브 매출의 58.9%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DN오토모티브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4630억원, 이중 DN솔루션즈 비중은 1조5822억원에 달한다.

앞서 두산로보틱스(454910) 상장 후 두산(000150)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 후 에코프로(086520)의 주가 역시 상장 직전일 대비 각각 20%, 10% 넘게 빠졌다. 핵심 자회사가 떨어져 나가면서 모회사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김규식 기업거버넌스포럼 전임 회장은 “주가에는 여러 요소가 영향을 미치지만, 다른 요소가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모자회사 동시 상장은 모회사 주가를 낮추는 뚜렷한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정서희

◇ DN오토모티브, FI에 “2025년 1월까지 상장” 약속

DN솔루션즈는 올해 안에 상장을 마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22년 1월 DN그룹 지주사인 DN오토모티브가 DN솔루션즈를 인수할 당시, 재무적 투자자(FI)들로부터 자금을 끌어오면서 내년 1월 내 상장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DN솔루션즈는 이달 초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유가증권시장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했다.

DN오토모티브는 인수자금 2조950억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와 KB인베스트먼트 등로부터 영구채 형태로 2200억원을 조달했다. 기한 내 상장에 실패하면 해당 영구채에 이자까지 얹어 FI에 상환하거나, FI가 동반매각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고래를 삼키면서 재무 건전성이 취약해진 DN오토모티브는 상장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DN오토모티브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3분기 3902억원이었다. 2022년 말(5093억원)보다 23.4% 줄었다.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도 4555억원에 달한다. 앞서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1조51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차입으로 조달한 탓이다.

부채비율도 2020년 말 46.9%에서 2022년 말 305.8%까지 늘었다. 꾸준한 이익 창출로 지난해 3분기 부채비율이 241%까지 떨어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200% 이하를 적정 부채비율로 간주한다. DN오토모티브 신용등급은 2022년 2월 기존 A에서 한 단계 강등된 A-를 2년 가까이 유지하고 있다.

DN솔루션즈는 공작기계 시장에서 국내 1위, 금속절삭기계 시장에선 글로벌 3위권 업체다.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042670)) 내 공작기계사업부가 모태다. 2016년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후 2022년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인 DN오토모티브에 매각했다. 목표 기업가치는 3조~4조원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