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KRX)가 최근 국내 도매 시장에 진출해 있는 금 제련소 3곳에 장내 거래(KRX 금시장) 진출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KRX는 국내외 금값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외국계 법인이 KRX 금시장에 직접 실물 금을 공급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한 바 있다. KRX는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장내 거래에 참여할 해외 제련소를 직접 물색하고 있다.
14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KRX는 최근 국내 금 도매 시장에서 장외 거래를 하는 해외 제련소 타나카(일본), 헤라우스(독일), 아사히(일본) 3곳에 장내 거래 진출을 제안했다. 장외 거래는 금은방을 비롯한 민간 유통망을 통해 금을 거래하는 것을, 장내 거래는 KRX 금시장에서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도매 장외 거래는 산업용 금을 기업에 공급하는 것이다.
KRX는 지난 3월 외국계 법인이 KRX 금시장에 실물 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운영 규정과 시행 세칙을 개정했다. 이번 개정을 통해 'KRX금시장 운영규정 제13조(회원의자격)'에 '런던귀금속협회(LBMA)가 인정하는 인수도적격금지금을 생산하는 외국 법인'이 포함됐다. 타나카·헤라우스·아사히 3곳 모두 LBMA가 인정한 제련소다.
한국거래소는 공급을 늘려 국내 금 가격과 국제 시세를 맞추려 하고 있다. 작년에는 금 투자 수요가 늘면서 KRX 금시장에서는 국제 금값보다 최대 20% 비싼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현재는 국내 금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낮다.
국내 금 시장은 일부 유통사가 장악하고 있다. 업계는 한국금거래소와 LS MnM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KRX는 해외 금 제련소가 장내 거래에 참여하면 국내외 금값 격차가 축소될 수 있다고 본다. 국내 금 가격은 실시간 가격지표인 KRX 금시장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다만 해외 제련소 3곳은 장내 거래 진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KRX 금시장에서 거래하려면 금을 한국예탁결제원에 보관한 뒤, 한국조폐공사에서 품질 인증과 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이 제련소들은 일련의 과정으로 금 유통이 지연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다른 해외 제련소의 KRX 금시장 참여 여부도 미지수다. 국내 금 시장 진입을 노리는 스위스의 대형 금 제련업체 MKS팜프는 국내 소매시장에 참여하지 않고, 2년간 도매를 포함한 장외 시장에 진출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주얼리산업단체총연합회를 비롯한 국내 영세 주얼리 업계가 해외 제련소의 시장 진입이 기존 영업 기반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외 거래가 제한되면서 국내 금 시장 진출을 검토하던 스위스 제련사 발캄비도 결정을 미루고 있다. KRX 관계자는 "국내 금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해외 제련소의 시장 참여를 설득해 나갈 계획"이라며 "해외 제련소가 진출하면 국내외 금 가격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