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현직 최고경영자(CEO)가 선임한 사외이사가 연임을 쉽게 결정하는 구조를 막겠다"고 28일 밝혔다.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검증 책임을 강화하고, 주주 견제 기능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이날 한국금융연수원 신임 사외이사 교육에서 연사로 나서 "지난해 국내 은행·지주 이사회 전체 표결 6100여건 가운데 사외이사가 반대 의견을 낸 것은 단 1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외이사가 얼마나 독립적으로 판단해 왔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 점검 사례도 언급했다. A금융지주는 임추위 진행 중 정관상 회장 연령 제한을 완화해 현 회장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문제가 됐다. B금융지주는 임추위 과정에서 사외이사 다수가 현 회장에 대해 별도 의견 없이 최고점을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장은 현행 구조가 CEO가 선임한 사외이사가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인 만큼, 이사회 독립성과 책임성을 훼손할 소지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외이사 선임 시 임추위의 검증 책임과 설명 의무를 확대하고, 주주 추천 경로를 다양화해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주주 견제 기능 강화 방안도 내놨다. 이사회 의사록을 충실히 작성하고 공시를 확대해 주주와 감독당국의 점검을 용이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이사회 의사록을 꼼꼼히 남기도록 해 주주와 금융당국이 이를 면밀히 확인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