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다주택자 대출 연장 관행'을 손보기로 하면서 임대사업자 대출 관리 강화를 추진하자, 은행권이 선제적으로 관련 대출 내부통제 고삐를 죈다. 임대사업자 대출 한도 산정에 근거가 되는 임대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RTI·Rent To Interest)이 제대로 산출됐는지 독립된 부서가 정기 검증하고, 이를 경영진 및 이사회에 보고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대사업자 대출을 취급하는 은행들은 이런 내용으로 '개인사업자 대출 모범규준'을 개정하기로 합의했다.
개정 모범규준에 따르면 은행들은 앞으로 검사부 등 독립된 내부통제 조직을 통해 연 1회 이상 신규 취급 임대사업자 대출의 RTI 산출 및 입력의 적정성을 점검해야 한다. RTI는 임대사업자가 해당 부동산을 통해 벌어들이는 임대소득이 대출 이자 비용에 비해 얼마나 되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임대사업자 대출 한도 산정의 근거가 된다.
또 본점 차원에서 RTI 정보 점검 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영업점 입력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전산 관리 체계를 고도화한다. 적정성 점검 및 전산 관리 결과는 경영진 및 이사회에 정기적으로 보고하기로 했다.
현재 은행들은 임대 사업자 대출 취급 시 최초 3~5년 만기로 실행된 뒤 1년 단위로 연장한다. 은행들은 최초 대출 심사 때만 RTI를 산출하고, 만기 연장 때엔 형식적 점검만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당국과 금융권은 최근 임대 사업자 대출 상환 방식과 만기 연장 절차를 점검하고 임대 사업자 대출 만기 연장 심사 시 RTI 규제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이 임대 사업자 대출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현재 은행권 RTI 기준은 규제 지역 1.5배, 비규제 지역 1.25배다. 규제 지역에서 임대 사업자의 연간 이자 비용이 1000만원이라면 임대 소득이 최소 연 1500만원은 돼야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RTI 심사 강화 방안을 시행하면 임대 소득이 줄어든 임대 사업자는 대출 만기 연장 과정에서 한도가 줄어 대출금 일부 상환을 요구받을 수 있다. 임대 소득 감소 폭이 크면 만기 연장이 거절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주거용 임대 사업자 대출은 13조9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금융 당국은 이 중 11조원가량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