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들이 분기배당·배당성향 확대·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해 금융당국의 배당제한 조치가 풀린 데다, 실적이 늘어난 만큼 주식 가치를 키우고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11일 4대 금융지주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은 일시적으로 축소했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을 일제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한편, 자사주 소각과 중간배당 결정 및 배당성향 추가 확대 계획을 내놨다.

4대 주요 시중 은행.

우선, KB금융지주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발표하면서,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자사주 소각은 쉽게 말해 자기 회사의 주식을 사들여 없애버리는 것이다. 자사주 매입보다 훨씬 강력한 주가부양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자사주를 시장에서 매입해 소각하면 시중 유통 주식 수가 줄고, 수급 원칙에 따라 통상적으로 주식 가치가 오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주식 수가 감소함에 따라 한 주에 돌아가는 배당금도 그만큼 늘게 된다.

KB금융은 향후 배당성향을 30% 수준으로 상향하겠다는 목표치도 제시했다. KB금융의 2021년 배당 성향은 전년보다 6%p 샹향한 26%로, 기말 주당 배당금은 2940원이다. 서영호 KB금융지주 전무는 "배당성향을 가능한 신속히 30% 수준으로 개선하고자 한다"면서 "자본적정성을 견실하게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자사주 매입 등 다양한 방안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금융지주사 중 최초로 분기배당(주당 260원)을 결정했는데 올해 분기배당을 정례화하겠다고 했다. 역시 자사주 매입과 소각 가능성도 시사했다. 신한금융의 기말 배당금은 1960원이며, 연간 보통주 배당성향은 25.2%다. 이태경 신한금융지주 재무부문장(CFO)는 "작년부터 실시한 분기배당을 올해도 정례화하겠다"면서 "자사주 매입은 실행할 때 시장과 소통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물론 (자사주) 소각 가능성도 염두에 둘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도 배당성향을 26%으로 상향하는 한편, 향후 30%까지 확대하고자 하는 뜻을 밝혔다. 자사주 소각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하나금융지주 주당 배당금은 3100원이다. 남궁원 하나은행 재무담당 부행장은 "주주가치 증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저평가에서 탈피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면서 "배당성향을 30%까지 상향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주당 배당금을 역대 최대 수준인 주당 900원(중간 배당 150원 포함)으로 의결했다. 배당성향은 25.3%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7%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이성욱 우리금융지주 재무부문 전무도 "중장기 배당성향을 30%까지 점진적으로 상향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입한 바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을 이유로 2019년 수준으로 배당성향을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가 지난해 6월 이를 종료했다. 배당제한이 종료하면서 배당을 크게 확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열린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 및 배당성향 확대로 은행주의 매력이 커질 수 있으나, 배당성향은 금융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임에도 금융당국의 입김과 규제 등에 따라 강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배당성향 30% 확대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