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6개 은행장들은 한국은행이 지난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75%로 0.25%포인트 인하한 것에 대해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은행장들은 19일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하는 등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협의회에선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은행장들의 발언이 많았다. 은행장들은 "기준금리 인하로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이 경감되겠지만 경기부진이 지속됨에 따라 대출총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은이 10월 금통위 후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난 7월 전망치에 비해 0.6%포인트 낮춘 2.4%, 3.2%로 조정한 것과 관련해 은행장들은 "수출과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중소기업의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며 우려의 뜻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김중수 한은 총재는 "장기적으로 내수확충을 통해 기업의 성장기반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회의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김 총재는 은행장들에게 대내외 불확실성에 적응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일상화됐다"며 "불확실성을 이해한다면 마치 없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처럼 언급한 배경으로 그는 지난 주 IMF 연차 총회 차 일본 도쿄로 출국했을 당시 회의 분위기가 과거와 많이 변한 점을 들었다. 그는 "이제 모든 사람들이 이야기를 시작할 때 '(위기의) 5년이 지났다'고 언급하는데 과거엔 '위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토론이 많이 됐다"며 "또 과거엔 선진국과 개도국의 입장이 많이 달랐지만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협력해서 같이 행동하자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이날 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은 유동화 조건부 적격대출 등 모기지론 양도분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증가함에 따라 관련대출 동향 등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이순우 우리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신충식 농협은행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리처드 힐 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이주형 수협 신용대표이사는 국감 일정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