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하는 어르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사망 위험이 더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

투표하는 어르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사망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와 인디애나대 공동 연구진이 중·노년층 약 7000명을 최대 15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국제 학술지 '노년학-심리과학(The Journals of Gerontology, Series B)'에 실렸다.

◇투표하는 사람, 사망 위험 더 낮았다

연구팀은 먼저 미국 장기 추적 데이터인 '위스콘신 종단 연구'를 활용해 중·노년층 약 7000명의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들을 2008년 대선 때 투표를 했는지에 따라 그룹을 나누고, 이후 최대 15년 동안 생존 여부를 살폈다.

연구팀은 이때 건강·소득·교육 등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요소들을 모두 통계적으로 보정했다고 밝혔다. 가령 고등학교 시절의 IQ나 부모의 경제력, 교육 수준, 순자산 등이 거의 비슷한 이들끼리 비교했다. 똑같이 부유하고 똑똑한 이들을 비교했을 때 투표 여부가 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만 봤다는 뜻이다.

또한 기존의 건강 상태, 본래 사회적 활동이 활발했는지도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역시 조건이 비슷한 이들끼리 비교했다. 투표를 했는지 안 했는지만 독립적으로 비교했다는 얘기다.

분석 결과, 투표에 참여한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5년 후 사망 위험'이 약 45%가량 낮았다. '10년 후 사망 위험'은 37%, '15년 후 사망 위험'은 29%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가 우연인지 아닌지를 검증하기 위해 이후 2004년과 2012년 대선 투표 여부에 대해서도 검증해 봤고, 역시 비슷한 결론을 얻었다고 한다.

◇삶의 방식과 수명

흥미로운 점은, 이때 투표 방법은 상관이 없었다. 직접 투표소에 가서 투표를 하든, 우편 투표를 하든, 온라인 사전 투표를 하든 상관없이 투표를 하는 경우엔 모두 사망 위험이 감소했다.

정치적 성향과도 무관했다. 보수적인지 진보적인지, 혹은 내가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투표를 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펜실베이니아대 사회정책과 페미다 핸디(Handy) 교수는 "소득 및 교육 수준, 기존 시민 참여 정도, 정치적 성향 같은 변수를 모두 보정해서 비교해봐도, 투표를 했는지 여부가 수명에 독립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연구팀은 투표를 하면서 얻는 '소속감과 자기효능감'이 실제 수명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봤다. 어르신들이 나이가 들고 몸이 아플수록 사회와 단절되기 쉬운데, 투표를 함으로써 '나도 사회의 일원이고, 내 목소리를 국가에 전달할 수 있다'는 만족감을 느끼게 되고, 자기 효능감을 얻게 되면서 활력을 얻게 됐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