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수명 만료로 가동을 멈췄던 부산 기장 고리원전 2호기가 약 3년 만에 재가동 절차에 들어갔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장기간 정지 상태에서 진행된 정기검사와 후속 안전조치를 점검한 뒤 원자로 임계를 허용하면서다.
원안위는 31일 고리 2호기에 대해 임계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고리 2호기는 2023년 4월 8일부터 정기검사를 받아왔다. 임계는 원자로 내부에서 핵분열 연쇄반응이 안정적으로 유지돼 중성자 수가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뜻한다. 이 단계에 들어서면 원자로는 제어 아래 운전이 가능해진다.
고리 2호기는 지난해 11월 원안위로부터 계속운전 허가를 받았다. 이후 원안위는 후속 설비 조치와 안전성 확보 여부를 추가로 확인했고, 이를 토대로 이번 재가동 승인을 내렸다.
특히 고리 2호기는 사고관리계획서 승인을 거친 뒤 계속운전 허가를 받은 첫 원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원안위는 원자로 냉각재 외부 주입 유로 등 사고관리설비의 설계 변경 사항과, 사고 대응에 필요한 주요 설비에 전원을 공급하기 위한 신규 설비가 적정하게 반영됐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사고관리계획서에 따라 관련 설비가 실제로 정상 작동하는지 성능을 점검했고, 비상 상황에서 마련된 대응 전략이 현장에서도 유효하게 작동하는지 여부도 확인했다.
계속운전 허가 이후 재가동 전까지 마쳐야 하는 안전조치 10건도 기술기준에 맞게 이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케이블 교체 작업을 비롯해 화재감시기 신설 등 화재위험도 분석 결과에 따른 설비 개선도 모두 완료됐다고 원안위는 밝혔다.
장기간 가동이 중단됐던 점을 고려해 안전과 직결되는 펌프와 밸브에 대한 중점 검사도 이뤄졌다. 증기발생기 관리 상태 역시 적정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중대사고에 대비한 피동촉매형 수소재결합기(PAR) 교체 관련 안전성 검사도 함께 진행됐다.
원안위는 이번 정기검사 대상 102개 항목 가운데 임계 이전에 반드시 점검해야 하는 94개 항목을 모두 검사했으며, 그 결과 원자로 임계가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앞으로 출력상승시험 등 후속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계속 확인할 방침이다. 또 출력 운전이 시작된 이후에도 주요 안전설비의 정상 작동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사고나 고장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비상 대응체계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