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신약 렉라자의 뒤를 이어 알레르기 치료제 후보 물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바이오 헬스 산업 행사 '바이오 코리아 2026'에서 만난 유한양행(000100)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두드러기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알레르기 치료제 후보 물질 레시게르셉트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방간'으로 부르는 대사(代謝) 이상 지방 간염(MASH) 치료제 후보 물질도 개발 중이다.
이날 개막한 바이오 코리아는 오는 30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혁신과 돌파, 더 나은 미래'를 주제로 59개국에서 775개 기업이 참여한다. 최신 신약 개발 동향을 파악하고 고객사와 사업 미팅을 진행하거나 협업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자리로 꼽힌다. 보건복지부가 후원하고 한국보건사업진흥원, 충북도 등이 주최한다.
바이오 코리아 전시관에는 299개 기업이 부스를 차렸다. 종근당(185750) 계열사 경보제약(214390)은 이날 항체 약물 접합체(ADC) 위탁 개발 생산(CMDO)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ADC는 항체에 약물을 붙여 암세포를 정확하게 치료하는 기술로 '암세포 잡는 유도탄'이라 부른다.
경보제약은 작년 연말 경기도 용인에 ADC 연구 센터를 열었고, 현재 충남 아산에 ADC 공장을 960억원을 들여 짓고 있다. 경보제약 관계자는 "고객사가 항체만 갖고 있어도 약물 조합까지 지원할 수 있다"면서 "용인 센터에서 초기 연구를 돕고 아산 공장에서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론자도 부스를 차리고 ADC 위탁 개발 생산에 대해 소개했다. 론자 관계자는 "국내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행사에 참가했다"면서 "현재 상업화된 ADC 제품의 70~80%는 론자에서 생산을 지원한 만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그밖에 녹십자(006280) 계열사 지씨셀(144510)도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 개발 생산 수주에 나섰다.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환자 세포나 유전자를 변형해 병을 근본적으로 고치는 차세대 의약품이다. 지씨셀 관계자는 "국내외 기업들과 사업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은 K바이오 스타트업과 협업 기회를 모색했다.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제이랩스(JLABS)를 통해 연구개발을 돕고 투자를 연계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존슨앤드존슨 입장에선 외부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며 신약 개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업계에서 유행하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의 일환이다.
기업과 투자자, 연구기관이 만나 공동 연구와 투자 유치 등을 논의하는 비즈니스 파트너 프로그램엔 128개 부스가 마련됐다. 독일 제약사 바이엘, 미국 일라이 릴리, 스위스 로슈,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LG화학(051910), 동화약품(000020) 등이 참여한다. 국내외 협력을 희망하는 기업 수요를 반영해 부스를 작년 68개에서 늘렸다. 해외 사업 진출 전략과 바이오 헬스 투자 트렌드를 논의하는 학술 행사도 준비됐다.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개막식에서 "한국이 바이오 중심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역량을 해외에 보여주는 상징적인 자리"라면서 "K제약·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5대 강국으로 도약하도록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