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동화약품(000020) 사외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사외이사는 기업의 준법 경영을 감시하는 자리다. 우 전 수석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대법원에서 징역이 확정됐다가 윤석열 정부에서 사면됐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다음 달 주주총회를 열고 우 전 수석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릴 계획이다.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통과되면 우 전 수석은 임기 3년을 시작하게 된다. 사외이사 가운데 감사위원회 감사위원 역할을 맡게 된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법무 역량과 전문성을 보고 선임을 검토하게 됐다"고 했다.
우 전 수석은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만 20세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40대 후반에 민정수석에 올랐다. 우 전 수석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2021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이 확정됐다.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국정농단을 묵인한 혐의(직무유기)는 무죄가 됐고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등을 불법 사찰한 혐의(직권남용)는 유죄가 됐다. 우 전 수석은 이듬해 말 윤석열 정부의 신년 사면으로 복권됐다.
제약업계는 우 전 수석을 동화약품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게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사외이사는 경영자의 독단적인 결정을 견제하고 준법 경영을 감시하는 자리다. 기업이 여러 돌발 상황에 대비해 사정기관 출신을 영입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며 우 전 수석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게 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1897년 설립된 동화약품은 국내 최고령 제약사다. 소화제 활명수, 상처 치료제 후시딘, 감기약 판콜 등 일반 의약품이 유명하다. 당시 궁중 선전관이 임금을 위한 궁중 비방에 서양 의학을 합쳐 활명수를 만들었다. 활명수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620억원을 기록했다.
동화약품은 아직 매출 5000억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동화약품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4964억원으로 전년 대비 7% 늘었다. 영업이익은 2억6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98% 감소했다. 적극적인 신약 개발 등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