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지난 3월 경기도에서 이뤄진 주택 매매 거래 3건 중 1건은 30대가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 전·월세 부담이 겹치면서 서울 대신 경기 지역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젊은 실수요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용면적 84㎡ 이하 중소형 주택에 수요가 집중됐다.

2일 국가통계포털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3월 경기도 내 주택 매매 계약 가운데 매수자가 30대인 거래는 6583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거래 2만581건의 32%다. 경기도 주택 매매 계약 3건 중 1건은 30대가 매수한 셈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의 비율이 가장 컸다. 30대에 이어 40대가 4512건으로 전체의 22%를 차지했다. 50대는 3902건으로 19%, 60대는 2903건으로 14%였다.

면적별로는 중소형 주택 거래가 두드러졌다. 전용면적 61~85㎡ 주택 거래가 9353건으로 전체의 45.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전용 41~60㎡도 7157건으로 34.8%를 기록했다. 전용 21~40㎡는 1225건으로 6%, 전용 20㎡ 이하는 226건으로 1.1%였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30대 실수요자들은 서울 인접 경기 지역을 현실적인 매수 가능 지역으로 보고 있다. 직장인 민모(33)씨는 "서울에 직장이 있더라도 자금 여력과 통근 시간을 함께 따지면 서울과 가까운 경기 지역을 사실상 마지노선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이 영향으로 용인 수지, 성남 분당 등 서울 접근성이 좋은 경기 지역도 집값이 많이 올라, 이제는 경기권 주택 매수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무소.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서울 전·월세 가격 상승과 임차 매물 부족도 30대의 경기 주택 매수세를 키운 요인으로 보고 있다. 서울에서 전세나 월세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차라리 서울과 가까운 경기 지역에서 집을 사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거주자의 경기 지역 주택 매수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경기도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을 매수한 사람 가운데 서울 거주자 비율은 15.69%였다. 전월 14.52%보다 1.17%포인트 올랐다. 이는 2022년 6월 16.28% 이후 4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신혼부부를 비롯한 30대 실수요층에서 내 집 마련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서울 주택 가격이 워낙 높아 경기도로 밀려나 집을 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서울 접근성이 좋거나 양질의 일자리를 갖춘 자족 기능이 있는 경기 지역은 앞으로도 주택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서울 주요 지역 주택을 매수할 여력이 부족해지면서 인접한 경기 지역 아파트로 하향 이동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소형 평형 거래가 늘어난 것도 단순히 1~2인 가구 증가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상대적으로 면적이 작고 저렴한 주택을 찾는 수요가 커진 영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