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29일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비판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독재와 권위주의 권력의 마지막 대통령으로서 남은 임기 동안 국민께 예의를 지키기 바란다”고 했다.
청와대이전TF는 이날 입장문에서 “2012년 ‘조선총독부 관저, 경무대에서 이어진 청와대는 지난 우리 역사에서 독재와 권위주의 권력의 상징’이라던 문재인 대통령은 끝내 그 독재와 권위주의 권력을 포기하지 못하고 청와대를 국민들께 돌려드리지 못한 채 임기를 마친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2년 12월 12일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였던 문 대통령은 당선되면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하면서 “지금의 청와대 터는 조선 왕궁인 경복궁의 일부이자 뒤뜰이 있던 자리다. 일제가 경복궁 일부 건물을 허물고 조선총독부 관사를 지었던 곳이다. 나쁜 의도에서 비롯된 터다. 조선총독부 관저, 경무대에서 이어진 청와대는 지난 우리 역사에서 독재와 권위주의 권력의 상징이었다. 제왕적 대통령 문화의 상징이었고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기관의 상징이었다. 대통령을 국민들로부터 철저하게 격리하는 곳이었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언급한 것이다.
또 TF는 “2017년 5월 10일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고, 준비를 마치는 대로 지금의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종료 불과 10여일 앞둔 오늘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청와대 개방을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는 말로 스스로 두 차례의 대통령 선거를 거치며 국민께 했던 약속을 다시 부정했다”고 비판했다.
TF는 “지난 5년, 우리 국민들은 실제 그 어느 때보다 권위적인 대통령의 모습을 좌절과 분노 속에 지켜 보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은 국민을 내 편 네 편으로 갈라 상식과 공정, 법치를 내팽개쳤고, 경제 상식을 무시한 소득주도성장 및 시장과 싸우는 주택정책을 고집했다”며 “법과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세계 일류 기술을 사장시킨 탈원전 정책을 고수했다”고 지적했다.
TF는 “윤석열 당선인은 이런 무도한 정권을 종식시키고 오로지 국익만을 위해 공정과 상식, 그리고 실용을 바탕으로 국정을 운영할 것”이라며 “독재와 권위주의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는 전면 개방해 취임 즉시 국민 품으로 돌려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반대’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 두 건에 대해 직접 답변자로 나섰다. 그는 “청원인들은 정부 교체기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와 함께 불필요한 재정이 소요되는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충분한 논의와 준비 없이 추진되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주셨다”며 “개인적으로는 저도 청원 내용에 공감한다”고 했다.
이어 “(윤 당선인이) 원래 공약했던 광화문 이전이 어렵다면 많은 비용을 들여 광화문이 아닌 다른 곳으로 꼭 이전해야 하는 것인지, 이전한다고 해도 국방부 청사가 가장 적절한 곳인지, 안보가 엄중해지는 시기에 국방부와 합참, 외교부 장관 공관 등을 연쇄 이전시키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가의 백년대계를 토론 없이 밀어붙이면서 소통을 위한 것이라고 하니 무척 모순적이라고 느껴진다”고 했다.
이에 대해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국회에서 제대로 된 토론도 공론화 과정도 없이 ‘검수완박’을 밀어붙이는 민주당 정권에서 나온 지적이 참으로 ‘문로남불’답다”고 반박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새 정부 출범이 이제 열흘 남짓 남았고 집무실 이전에 대해서는 이미 준비가 시작됐음에도 뒤늦게 사실상 반대를 언급하며 다시 한번 어깃장을 놓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과 더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고자 하는 윤석열 당선인의 단호한 의지를 폄훼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협치와 화합의 정신을 보여주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