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6 시리즈'와 애플의 최신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17e'가 공식 출시된 11일 서울의 통신 대리점 모습. 아이폰17e 홍보물을 부착한 대리점은 드물었다. 대부분 갤럭시S26 시리즈 홍보에 집중하고 있었다./안상희 기자

"아이폰17e요? 비슷한 가격인데 이왕이면 성능 좋은 아이폰17을 사세요."

11일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6 시리즈'와 애플의 최신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17e'가 공식 출시됐다. 삼성은 갤럭시S26 시리즈의 가격을 인상했지만,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하고 울트라 모델에는 사생활 보호를 위한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애플 아이폰17e는 전작보다 기본 저장공간을 256기가바이트(GB)로 두 배 확대하고 플래그십 사양 일부를 적용하면서도 가격은 동결시켰다.

하지만 이날 서울 종로구, 중구, 동대문구 등 10여개 이동통신 대리점들을 방문한 결과, 판매 직원들은 "아이폰을 살 계획이면 아이폰17을 사지, 왜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보급형'을 구매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아이폰17e./애플

◇ 공통지원금 감안하면 성능 좋은 아이폰17이 더 저렴

아이폰17은 지난해 하반기 출시됐지만, 플래그십 모델로 아이폰17e보다 더 나은 성능을 갖췄다. 아이폰17e는 스마트폰의 성능을 좌우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A19을 탑재했다. 이는 아이폰17과 동일하다. 아이폰17e는 전작인 아이폰16e에서 빠진 무선 충전 및 액세서리 연결을 위한 자기 부착 기술 '맥세이프(MagSafe)'가 적용됐다. 하지만 아이폰17e의 경우 GPU(그래픽처리장치) 코어 수가 아이폰17보다 줄였다. 후면 카메라도 아이폰17은 2개인 반면 아이폰17e는 1개뿐이다. 아이폰17이 120Hz 주사율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것과 달리, 아이폰17e는 60Hz 고정 주사율을 유지한다.

이러한 성능 차이에도 아이폰17(256GB·128만7000원)과 아이폰17e(256GB·99만원)의 가격 차이는 약 30만원에 불과하다. 출고가에서 공통지원금(옛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을 뺄 경우 가격 차가 더욱 적다. 공통지원금은 통신 3사가 단말기마다 부여하는 지원금으로 통신사마다 금액 차이는 있다. 가령 LG유플러스의 경우 이날 기준 13만원짜리 고가 요금제를 쓸 경우 아이폰17에 대해 출고가 128만7000원에 공통지원금 55만원이 반영된다. 소비자는 아이폰17을 73만7000원에, 아이폰17e는 출고가 99만원에 공통지원금 23만원이 반영돼, 소비자는 76만원에 살 수 있다. 결국 아이폰17과 아이폰17e의 체감가는 2만3000원 밖에 차이가 안 나는 셈이다. 이는 공통지원금과 별개로 이동통신 유통점이 활용할 수 있는 유통망 지원금을 제외한 수치다.

서울의 한 SK텔레콤 대리점 관계자는 "아이폰17e는 현재 할인 정책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폰17의 경우 6개월간 10만9000원짜리 무제한 요금제를 쓰면 추가지원금을 포함한 공통지원금 50만원을 반영하면 (2년 약정시) 출고가가 78만7000원으로 떨어지는데, 6개월 후에는 요금제를 6만9000원짜리로 바꿔도 무관하다"며 "같은 기간 아이폰17e를 사용하면서 선택약정 할인(25%)을 받는 것과 비교해 아이폰17을 사는게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26' 시리즈가 공식 출시된 11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 매장에 갤럭시S26 울트라가 진열돼 있다./연합뉴스

◇ 갤럭시S26 포스터 도배된 판매점… 아이폰17e 포스터는 찾기 어려워

유통가에서도 갤럭시S26에 대한 관심이 더 컸다. 대리점에 붙은 포스터는 상당수가 갤럭시S26이었다. 아이폰17e를 광고하는 포스터는 드물었다. 10여곳의 대리점 중 아이폰17e 관련 광고물을 부착한 곳은 단 한 곳뿐이었다. 한 대리점은 "아이폰17 전시중"이라는 문구의 포스터를 내걸었지만, 해당 광고물에는 17, 17에어, 17프로, 17프로맥스만 있지 17e는 없었다.

A 대리점 관계자는 "아이폰17e 포스터는 제공받은 것이 없지만, 갤럭시S26 시리즈는 포스터를 배송받아 부착한 것"이라며 "아무래도 보급형보다는 플래그십 모델이 판매가 잘된다"고 했다. B 대리점 관계자는 "아이폰17이나 아이폰 프로는 출시 초기 못해도 5만~10만원의 할인 마진이 있었지만, 아이폰17e는 별도의 할인 정책이 없다"고 말했다.

아이폰17e는 사전 예약 대수도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C 통신사 관계자는 "아이폰17e 역시 사전 예약을 진행했지만 반응이 크지 않았고, 통신사 입장에서도 아이폰18 출시 때 물량을 배정받기 위해 아이폰17e에 대해서는 애플에서 배정한 수량 정도만 팔 계획"이라며 "지금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하는 단말기는 갤럭시S26 시리즈"라고 말했다. 갤럭시S26 시리즈는 사전 예약 대수가 135만대를 기록하며 역대 갤럭시S 시리즈 가운데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애플은 11일 아이폰17e을 포함해 맥북 네오, 맥북 프로, 맥북 에어, 아이패드 에어 등을 공식 출시했다. 이날 서울 중구 애플 명동 매장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안상희 기자

◇ 갤럭시S26 프라이버시 기능에 반응 좋아… 아이폰17e 반응은 조용

한국이 삼성전자의 텃밭인 영향도 있겠지만, 이날 갤럭시S26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갤럭시S26은 자체 AI 비서 빅스비는 물론 구글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등 다양한 AI 에이전트를 탑재해 사용자가 상황에 따라 선택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격은 기본형 256GB 모델이 125만4000원부터, 울트라 1TB 모델은 254만5400원으로 상대적으로 높다.

한 20대 대학생 갤럭시S26 고객은 "브랜드와 상관 없이 스마트폰 카메라, 게임 기능이 높아진 상황에서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라는 새로운 기능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D 대리점 관계자는 "젊은 세대가 여전히 아이폰을 많이 찾지만, 갤럭시의 새로운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기능에 갤럭시로 넘어온 젊은 세대가 늘었다"며 "갤럭시S26 시리즈의 초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17e 외에도 맥북 네오, 맥북 프로, 맥북 에어, 아이패드 에어 등을 공식 출시했다. 애플 명동에는 개점 시간에 맞춰 50여명이 줄을 섰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애플의 가장 저렴한 맥북인 '맥북 네오'와 아이패드 에어 고객이였다. 맥북 네오 기본 모델은 99만원부터, 교육용은 85만원부터다.

애플 명동 매장의 아이폰17e 첫 구매 고객인 호주 국적의 30대 여성은 "나는 통신사 약정에 가입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데 출고가 자체만 비교하면 아이폰17보다 아이폰17e가 합리적이라 제품을 사러 왔다"며 "아이폰17가 카메라 성능이 더 좋지만, 그 정도의 기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