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광고 시장 침체 속에 인공지능(AI) 서비스 등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경기 악화와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광고 매출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AI가 적합한 선물을 직접 추천해 주는 기능을 연내 출시할 방침이다. 최근 공개한 자체 AI 모델 ‘카나나’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앱) 테스트도 올해 진행한다. 아직 매출 비중이 적은 이모티콘 플러스 등 구독 서비스와 헬스케어 성장에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 “연내 선물하기 AI MD 서비스 출시… ‘카나나’ 비공개 테스트 진행”
정 대표는 7일 진행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 4분기에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에 AI MD가 선물하는 맥락과 받는 사람의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해 트렌디한 상품을 제안하는 기능을 적용할 것”이라며 “선물 선택 시 고민을 줄이고 받는 사람의 만족감까지 높이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이어 “카카오톡 프로필을 활용해 주요 일정을 표시하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며 “현재 카카오톡에 180만개 디데이 데이터가 누적됐는데, 주요 기념일에 선물하기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향을 생각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자체 AI 모델인 카나나를 활용한 앱 개발도 가속화 중이다. 카나나 앱은 이용자와 소통하면서 개인화된 AI 기능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연내 카나나 앱에 대한 사내 CBT(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하고, 내년 1분기에는 일반 이용자 대상 CBT를 실시할 것”이라며 “구독형 모델을 수익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CBT 이후 이용자 행동 패턴을 파악한 이후 확정할 방침이다. 내년부터 전 국민의 AI 생활화를 이끌 수 있는 서비스를 순차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카나나 앱과 카카오톡의 AI 기능이 겹쳐 점유율 잠식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보다는 가입자 확산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며 “메타의 경우도 왓츠앱이나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충성 이용자 확대에 성공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AI 서비스 구축시 난이도가 낮은 임무에는 자체 모델, 난이도가 높은 임무에는 글로벌 빅테크의 모델을 함께 활용해 비용을 효율화 하겠다”고 덧붙였다.
◇ “경기 침체, 이커머스 정산 지연… 광고 업황 악화 4분기에도 지속”
카카오가 AI 서비스 출시에 집중하는 것은 주요 매출처인 광고 시장이 침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카카오는 전년 대비 5% 증가한 영업이익 1305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톡을 통해 광고·커머스 사업을 펼치는 ‘톡비즈’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 증가한 5073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정 대표는 “내수 경기가 침체되고 있는 데다, 3분기에 발생한 이커머스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로 업주들이 광고에 쓰는 비용이 축소됐다”며 “4분기에도 광고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반등 시기는 제대로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다만 카카오톡을 활용한 비즈니스 메시지 매출은 금융 고객사를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며 “최근 금융 기업들이 정보성 문자 전송을 확대하고 있어 매출도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구독 서비스·헬스케어 매출 확대… 인건비·마케팅비 등 효율화”
정 대표는 아직 매출 비중이 작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의 매출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현재 이모티콘 플러스는 구독자 420만명을 확보했는데, 아직 매출은 적지만 이용자가 체감하는 가격 부담이 적은 만큼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며 “이용자의 대화 수요에 맞는 혁신 기능 출시로 새로운 효용 가치를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헬스케어 사업은 초기 단계라 매출이 적지만, 파스타 앱의 혈당 관리 기능을 바탕으로 전 분기 대비 규모가 60% 성장했다”며 “6개 제약사 등 다양한 고객사와의 프로젝트가 확정됐고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인건비·마케팅비 절감에 나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정 대표는 “사업 구조 재편에 따른 효율화 영향으로 인건비와 마케팅비를 보수적으로 집행하고 있다”며 “특히 올 3분기 인건비는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분간 마케팅비는 매출 대비 6% 안에서만 집행할 것”이라며 “우호적이지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 비용 효율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