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22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서서 진행된 '제17회 반도체의 날' 행사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공동기자단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의 공급은 당초 예정했던 대로 변동 없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인공지능(AI) 관련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내년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나, 나머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22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서 열린 ‘제17회 반도체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곽 사장은 지난 2022년 13대 협회장으로 선출돼, 내년 2월까지 임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곽 사장은 HBM3E 12단 공급 계획에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 9월 최대 용량인 36GB(기가바이트)를 구현한 HBM3E 12단 신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HBM3E 12단의 주력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이를 탑재할 AI 가속기의 설계 변동 및 양산 차질을 겪으며 당초 대비 공급이 미뤄지거나 수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곽 사장은 “(고객사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으나, 원래대로 계획한 대로 진행될 예정이다”고 했다.

곽 사장은 내년도 시장과 관련해 AI 분야는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으나, 그 외에 범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AI 쪽은 꽤 괜찮을 것 같다”면서도 “나머지는 상황을 내다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성장은 하지만 속도가 느리거나 정체돼 있는 느낌”이라며 “내년 되면 AI 때문에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곽 사장은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생산량 확대에 따른 공급 과잉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곽 사장은 “여러 가지 얘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갖고 있는 정보가 많지 않아 좀 더 파악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최근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메모리 반도체 생산 설비 투자를 늘리는 등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생산량 확대에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최근 유럽 출장을 통해 벨기에 위치한 연구개발기관 아이멕(imec) 경영진과 진행된 면담에 대해 곽 사장은 “아이멕뿐만 아니라 기타 반도체와 관련된 분들과 이야기하며 인사이트를 얻었고 향후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프로그램을 같이 진행하는 것들이 있어 점검 겸 미래 프로그램 같은 부분들도 이야기했다”고 했다.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등 차세대 메모리 제품 성과와 관련해서는 내년 구체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곽 사장은 “CXL과 LPCAMM 등 고객사 요구에 맞춰 제품을 내놓고 있다. 내년쯤 되면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CXL은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에서 CPU 및 GPU, 메모리 등을 효율적으로 연결해 대용량, 초고속 연산을 지원하는 차세대 인터페이스다. 기존 메모리 모듈에 CXL을 적용하면 용량을 10배 이상 확장할 수 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장은 하반기 삼성전자 실적을 묻는 질의에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엑시노스2500 사업 현황과 관련해서는 “열심히 하겠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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