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16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KT와 LG유플러스의 올 3분기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분기에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플립6와 애플 아이폰16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고가 요금제 판매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데이터당 단가가 더 적은 LTE(4세대 이동통신) 가입자가 줄어든 것도 ARPU 상승에 기여했다. 반면 SK텔레콤은 최근 통신시장 점유율이 점차 감소하며 ARPU가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21일 대신증권 등 국내 증권사가 예측한 올 3분기 KT의 무선 ARPU는 전년 동기보다 1% 증가한 3만4200원, LG유플러스의 무선 ARPU는 1% 증가한 2만4400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의 무선 ARPU는 2% 줄어든 2만9400원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고가 스마트폰이 출시됐을 때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고가 요금제 가입자도 늘어난다. 통신 3사가 고가 스마트폰엔 낮은 공시지원금을 책정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 갤럭시Z플립6(출고가 148만5000원)·폴드6(출고가 222만9700원)의 출시 당시 공시지원금은 8만~24만5000원 수준이었다. 10만원대 고가 요금제를 써야 24만원 상당의 공시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갤럭시Z플립·폴드6 공시지원금은 23만~53만원 수준으로 올랐지만, 13만원 요금제를 사용해야 최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아이폰16(출고가 124만3000원)의 경우 13만원 수준의 최고가 요금제를 이용해야 최대 26만원 수준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3만원대 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지원금은 8만6000원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 대리점에서 최신 스마트폰으로 교체하려는 가입자들에게 고가 요금제의 할인폭이 더 크고 혜택이 더 많다는 것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5G(5세대 이동통신)와 LTE 간 요금 역전 현상도 통신사의 ARPU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요금 역전 현상은 정부의 요청으로 통신 3사가 5G 중저가 요금제를 적극 출시하면서, LTE 요금제가 상대적으로 더 비싸지는 것을 의미한다. 일례로 SK텔레콤의 5만원대 중저가 LTE 요금제는 기본 데이터 4GB(기가바이트)를 제공하지만, 3만원대 5G 요금제는 기본 데이터 6GB를 제공한다.

이로 인해 LTE 가입자 수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LTE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2294만9608명에서 올해 7월 2189만2819명으로 지속해서 감소했다.

그러나 대다수가 주로 사용하는 요금제의 데이터당 단가는 5G가 대체로 높다. 지난 6월 기준 5G 데이터의 1인당 평균 사용량은 약 28GB다. KT의 월 6만9000원짜리 ‘LTE Y’ 요금제는 110GB의 데이터를 제공하지만, ‘5G 심플’ 요금제는 월 6만1000원에 30GB 데이터만 제공한다. LG유플러스의 LTE 무제한 요금제는 최대 월 8만9000원이지만, 5G 무제한 요금제는 최대 월 13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5G·LTE 요금제 간 가격 차이가 줄면서 LTE보다 속도가 빠른 5G 요금제 이용 빈도가 늘고 있다”며 “일부 가입자가 이전에 쓰던 요금제보다 데이터당 단가가 더 비싼 5G 요금제로 넘어가면서 통신사의 ARPU도 상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SK텔레콤은 가입자 이탈에 따라 최근 ARPU도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7월 기준 SK텔레콤의 통신시장 점유율은 40.6%로, 올 1월(41%) 대비 소폭 줄었다. 올 1~7월 기준 SK텔레콤의 무선 가입 회선은 13만8000개가 줄었는데, 3사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5G 가입자가 점차 늘면서 통신사의 ARPU도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인프라 투자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