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출원한 HMD 광학 시스템 관련 특허./페이턴틀리애플

애플이 이달 초 MR(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를 선보인 후 실제 보는 화면과 비전 프로가 구현하는 화면의 시차에 대한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사용자가 늘고 있다. 회사는 이를 개선시키기 위해 최근 비전 프로 이용자의 시점과 카메라의 시점을 일치시켜 지연 속도(레이턴시)를 줄이는 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공개했다.

15일 페이턴틀리애플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특허청(USTPO)에 HMD(헬멧시현장치) 광학 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공개했다. HMD에 적용된 시스템이 이용자 시점과 화면이 일치하도록 전면 카메라의 시점을 자동으로 옮기는 기술에 관한 특허다. 애플은 비전 프로가 이용자의 얼굴을 구현한 아바타 등 가상 이미지를 표시할 때, 이미지가 이용자의 시점과 함께 움직이도록 하는 특허도 같이 내놨다.

VR 기기가 구현하는 화면과 이용자의 시점이 큰 차이가 나게 되면, 신체의 평형감각을 느끼는 기관과 시각이 불일치하게 돼 멀미가 난다. 이 같은 현상이 널리 알려져 ‘VR 멀미(VR-Sickness)’라는 단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간 착용이 어려운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제품 생태계 확장에 도움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애플이나 삼성이 경량화된 스마트밴드나 스마트워치 출시에 주력했던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테크 전문 크리에이터 알제이(Rjey)가 비전 프로를 착용했을 때 생기는 두통에 대한 불평을 하는 게시글./알제이 X 계정 캡처

이 같은 이유로 비전 프로 사용시 불편을 호소하는 의견이 늘고 있다. 테크 전문 크리에이터 알제이(Rjey)는 지난 14일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비전 프로는 놀라운 기술력을 갖췄지만 반품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10분만 사용해도 발생하는 두통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IT 매체 ‘더버지’도 비전 프로를 두고 “두통과 멀미를 유발한다”고 평가했다.

메타와 화웨이 등 제조사들은 VR 헤드셋 지연시간 줄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메타는 지난해 퀄컴과 협업해 VR 헤드셋이 가상환경과 실제 주변환경을 조합해 구현할 때 발생되는 지연을 없애주는 플랫폼을 별도로 내놨다. 지난 7일(현지시각) 중국 IT 기업 앵그리먀오의 리 난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화웨이가 1만5000위안(약 277만원)의 ‘비전’ 헤드셋을 개발하고 있으며 비전 프로의 반값에 판매할 것”이라며 “화웨이는 헤드셋에 자체 칩을 적용하고 소니의 4K 마이크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탑재해 공간 제어상 화면 지연을 거의 없앴다”라고 주장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VR 기기의 화면 지연 속도는 이용자의 현기증뿐만 아니라 스포츠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 품질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위해 지연 속도를 최대한 줄인 제품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