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 기업 중 하나인 소니의 수장이 삼성전자를 방문했다. 두 기업은 자율주행차에 쓰이는 메모리반도체 관련 협업을 모색 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요시다 겐이치로 일본 소니 회장이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했다. 삼성전자에서는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사장이 직접 회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천안·온양캠퍼스도 함께 방문해 반도체 패키징 시설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요시다 소니 회장은 경 사장과 자율주행차량용 고성능·대용량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두 기업은 이미지센서 시장에서는 경쟁사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소니에 공급하는 등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2012년에 중단되긴 했지만, 2004년에는 삼성전자와 소니가 함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제조 합작 법인인 ‘S-LCD’를 설립하는 등 대규모 협력을 진행한 사례도 있다.
요시다 회장의 삼성전자 방문은 일종의 ‘답방’ 목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경 사장은 지난해 11월 도쿄의 소니 본사를 찾아 요시다 회장과 면담을 한 바 있다. 당시에도 반도체업계에서는 경 사장이 요시다 회장과 자율주행차량용 반도체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현재 소니는 혼다와 함께 소니혼다모빌리티(SHM)를 설립해 자율주행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는 자율주행 전기차 프로토타입인 ‘아필라’를 전시하기도 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2025년 차량용 메모리 시장 1위 달성 목표를 밝히는 등 차량용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최대 라이벌인 대만 TSMC가 일본에서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점이 이번 만남의 이유가 됐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TSMC는 소니와 함께 일본 구마모토에 공장을 건설 하고 있다. 최근에는 구마모토에 2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TSMC 구마모토 공장에서는 차량용 반도체가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이후 반도체 최대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소니라는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 협력 관계를 적극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보고있다. 소니는 지난해 도요타·키옥시아·NTT·소프트뱅크·NEC·덴소·미쓰비시UFJ은행과 함께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를 설립했다. 한편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