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OLED TV 시그니처 올레드 M./뉴스1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의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LG전자의 화이트 OLED(WOLED) TV보다 번인(Burn-In·화면 잔상) 현상에 취약하다는 내용을 담은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제품 간 특성이 달라 시험 결과를 완전히 신뢰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일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7일(현지시각)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 독일법인이 유럽 매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OLED 신제품 설명회에서 볼록렌즈기술(MLA) 기술이 적용된 OLED 패널에 대해 설명했다. MLA 기술은 패널 위에 초미세렌즈를 올려 빛 방출을 극대화 해 밝기와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차세대 OLED 기술이다. LG디스플레이는 제품 설명 이후 LG전자의 OLED TV에 비해 삼성전자의 QD-OLED TV가 번인 현상에 취약하다는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북미 IT 전문매체 알팅스의 TV 제품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은 주장을 내세웠다. 알팅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소니, LG전자, 삼성전자의 TV를 대상으로 한 수명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TV를 지속해서 켜놓고 2개월마다 한 번씩 밝기를 비롯한 성능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알팅스는 시험을 통해 얻은 중간 결과를 홈페이지에 정기적으로 업로드 하고 있다.

알팅스의 시험 결과에 따르면 LG전자의 WOLED 기술이 적용된 제품과 달리, QD-OLED 기술을 사용하는 삼성전자와 소니의 TV는 테스트 시작 후 2개월 만에 번인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제품은 500시간 사용 후 밝기가 25% 감소했다는 결과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IT 전문매체 알팅스가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OLED TV 수명 테스트 결과./알팅스 캡처

이 같은 시험 결과를 두고 LG디스플레이는 WOLED의 경우 적·녹·청(RGB) 소자 이외에 백색 소자까지 총 4개의 소자가 적용돼 다른 제품에 비해 각각의 소자가 받는 스트레스가 적다고 설명했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QD-OLED 제품의 경우 화면을 구현하는 특성이 번인 현상을 앞당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QD-OLED는 적·녹·청(RGB) 소자 중 빛 에너지가 가장 강한 청색 소자로 화면을 구현한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다른 제품에 비해 청색 소자의 노화가 더 빨라 번인 현상이 일찍 나타난다는 것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각 제품의 최대 성능이 달라 정확한 비교가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험에 쓰인 LG전자의 제품보다 삼성전자의 제품의 최대 밝기가 100니트(nit) 정도 더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각자 다른 밝기를 내는 소자의 노후화 속도가 달라 수명을 일대일로 비교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의 QD-OLED 제품에 대한 설명에 오류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QD-OLED TV에서 청색 소자의 노후화가 빠르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청색 소자를 다른 제품에 비해 더 많이 쌓아올렸다”며 “그렇기에 청색 소자의 노후화로 인해 WOLED 제품보다 번인 현상이 더 빨리 발생한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OLED 시장 선두인 LG디스플레이가 후발 주자인 삼성디스플레이를 견제하기 위해 이런 성능 분석 결과를 인용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4년쯤 LG전자가 OLED TV를 처음 생산하기 시작할 때 삼성전자가 OLED 제품의 번인 현상이 잦다는 점을 지적했던 적이 있다”며 “LG디스플레이가 번인 현상을 개선한 OLED 제품을 개발한만큼 삼성전자의 의견에 반박할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