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직원들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PC, 콘솔, 모바일로 즐기는 모습(넥슨 제공). /뉴스1

국내 게임 업체들이 콘솔 게임(TV에 연결해 쓰는 게임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성장이 정체된 PC·모바일 게임을 넘어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콘솔 게임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다. 동시에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도 있다.

6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콘솔 게임 시장 매출은 지난 2019년 6946억원에서 지난해 1조925억원을 거쳐 오는 2023년 1조8364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40% 넘는 고성장세를 유지한다는 의미다. 전 세계 콘솔 게임 시장은 국내 시장을 압도한다. 지난 2020년 매출은 558억2600만달러(약 76조5000억원)로 전체 게임시장의 27%를 차지했다. 콘텐츠진흥원은 오는 2023년 전 세계 콘솔 게임 시장이 687억2300만달러(94조2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게임 업체들이 콘솔 게임에 뛰어드는 이유는 명확하다. 콘솔 게임의 고성장세가 포화상태에 접어든 PC·모바일 게임을 대신할 먹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대형 게임 업체는 물론이고 네오위즈, 컴투스 등 중견 업체들도 콘솔 게임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넥슨은 콘솔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글로벌 테스트를 지난 1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이번 카트라이더 시리즈는 콘솔과 PC, 모바일을 이용하는 유저가 모두 한 플랫폼 안에서 경쟁할 수 있다. 넥슨은 지난달 24일 열린 글로벌 게임쇼 게임스컴 2022에 PC·콘솔 플랫폼으로 개발 중인 ‘퍼스트 디센던트’도 공개했다. 넥슨 관계자는 “북미 지역은 한국과 달리 PC나 모바일 게임보다 콘솔 게임 이용 빈도가 훨씬 높다”라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콘솔 플랫폼 개발이 필요하다고 느껴 3년 전부터 주력하고 있다”라고 했다. 엔씨소프트는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게임 ‘쓰론 앤 리버티(TL)’를 PC·콘솔 동시 플랫폼으로 개발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모바일 게임에 집중했는데, 북미와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콘솔 플랫폼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네오위즈가 개발중인 콘솔 게임 신작 'P의 거짓'(네오위즈 제공). /뉴스1

넷마블의 경우 올해 안에 PC와 콘솔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오버프라임’과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을 선보인다. 넷마블은 지난 2020년 게임 ‘세븐나이츠’를 이용한 첫 번째 콘솔 게임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를 출시한 경험도 있다. 넷마블은 글로벌 게임 시장 공략을 위해 앞으로도 콘솔 게임을 꾸준히 개발하기로 했다.

네오위즈는 현재 개발 중인 콘솔 게임 신작 ‘P의 거짓’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게임스컴 2022에서 이 게임은 ‘최고의 롤플레잉 게임’ 부문 등 3개 상을 휩쓸었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P의 거짓은 게임 장르 특성상 콘솔 플랫폼으로 출시하는 게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라며 “앞으로도 게임 장르와 형태를 고려한 뒤 일부 신작은 콘솔 플랫폼으로 발매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컴투스는 지난달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한 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MMORPG)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을 콘솔 플랫폼으로 재발매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발매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컴투스 관계자는 “콘솔 출시까지 마치게 되면 다양한 국가에 있는 이용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했다.

국내 게임 업체들은 콘솔 플랫폼에 집중하면서도 PC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랫폼을 선호하고 있다. 콘솔을 선호하는 북미와 유럽 소비자를 공략하는 동시에 여전히 PC 사용률이 높은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서도 서비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콘솔 게임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는 건 전 세계 다양한 게임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라며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이 커진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