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운영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 /SK스퀘어

SK텔레콤이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영미권 국가를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총 80개 국가로 진출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 선두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네이버가 2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 중인 점을 고려하면 본격적으로 제페토를 추격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이프랜드 해외 출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애초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이프랜드를 출시하며 같은 해 하반기를 목표로 해외 진출을 준비했었다. 그러나 같은 해 SK스퀘어가 정보통신기술(ICT) 투자전문회사로 SK텔레콤으로부터 인적분할해 출범함에 따라 관련 기술을 접목해 고도화하기 위해 시기를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SK텔레콤은 SK스퀘어 등 ICT 패밀리와 함께 이프랜드 고도화를 위한 물밑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6일 SK텔레콤과 SK스퀘어는 각각 250억원씩 총 500억원을 게임 개발사 해긴에 투자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메타버스 글로벌 진출에 유리한 인프라 구축을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이프랜드 캡처

앞서 SK스퀘어도 지난해 말 첫 투자처로 가상화폐거래소 ‘코빗’에 873억원을 투자하며 블록체인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SK그룹이 암호화폐를 발행해 이프랜드를 비롯, 다양한 생태계에서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SK스퀘어 역시 “관계사들과 블록체인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암호화폐 발행 구체화 시점에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하겠다”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은 이프랜드 내 생태계 고도화를 마치는 대로 해외 80개 국가에 진출하기로 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100만명 수준이었던 월간 이용자 수(MAU)를 오는 2025년 3000만명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이는 그동안 국내 시장 위주였던 이프랜드 가입자를 해외 시장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의 계획대로라면 현재 국내를 넘어 아시아 1위 메타버스 플랫폼인 네이버 제페토의 뒤를 바짝 추격할 수 있다. 약 20개 국가에 진출한 제페토의 가입자 수는 3억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MAU는 2000만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메타버스 플랫폼 가입자 수와 MAU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라면서도 “시장을 선점한 업체를 후발주자가 따라가는 데는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많은 사업자로부터 이프랜드와 협력 문의를 받고 있다”라며 “조만간 해외 진출도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