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맵모빌리티가 최근 전기차(EV) 사업과 서비스 기획을 담당할 인력 채용 과정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출범 후 공식적으로 진행하는 첫 전기차 관련 인력 채용 공고다. 하반기 내놓을 전기차 특화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장기적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발돋움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번 티맵모빌리티의 행보를 두고 현대자동차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차의 경우 수년 전부터 수도권 내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 충전 플랫폼을 스테이션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 등을 논의해왔지만, 동반성장위원회에 막혀 사업화에 애를 먹었다. SK텔레콤으로부터 분사한 티맵모빌리티가 이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종합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발돋움
17일 티맵모빌리티에 따르면 회사는 채용 사이트를 통해 EV 서비스 기획 담당자와 EV 사업 담당자를 채용 중이다. 티맵모빌리티가 공식적으로 EV 사업 관련 인원 채용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서 접수 기한은 이달 30일까지다.
회사 측은 EV 사업 담당자의 업무로 T맵의 EV 사업 개발과 상품을 설계한다고 설명했다. 또 EV 충전소 공급자(CPO), 모빌리티 서비스 프로바이더(MSP) 및 차량, 티어 1 제조사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했다. 서비스 기획 담당자의 경우 전기차 보유자의 경험 기반 신규 서비스 및 충전 플랫폼 고도화와 EV 충전 플랫폼으로 전기차 사용자의 충전 예약·결제 서비스 제공 등을 기획한다.
이번 인력 채용은 이달 초 티맵모빌리티가 올해 하반기부터 순차 제공하겠다고 밝힌 전기차 특화 T맵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특화 서비스는 ▲충전소 최적경로 탐색 ▲실시간 충전소 상태 조회 ▲충전소 리뷰·피드백 ▲대기시간 예측 ▲충전 간편결제 ▲EV 멤버십(구독형 서비스) 등이다. T맵을 통해 실시간으로 EV 충전소 상태 조회부터 예약, 결제까지 한 번에 모두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EV 사업 관련 채용 규모와 구체적인 담당 업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대외비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출범 당시 티맵모빌리티의 직원 수는 약 100명이었지만, 6월 기준 300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6개월 만에 직원 수가 3배 가까이 늘었다.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티맵모빌리티가 “장기적으로 ‘마스(MaaS·서비스형 모빌리티)’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MaaS는 출발지 문 앞에서 도착지 문 앞까지의 운송수단 조합을 추천해 예약, 결제까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통합하는 시스템이다. 시간과 비용을 통합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이동 효율성을 최대로 높일 수 있다.
◇ 동반위에 발목 잡힌 “현대차 벤치마킹”…플라잉카 구현 목표
현대차는 지난 2018년 전략기술본부 출범과 동시에 MaaS 시장 진출을 추진해왔다. 수도권 내 전기차 충전소를 여러 군데 만들어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활용하겠다는 등 구체적인 사업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동반성장위원회가 MaaS를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며 현대차의 계획도 차질을 빚었다. 조인트벤처(JV)를 통해 직업 진출을 계획했던 현대차는 공유 플랫폼을 중소렌터카 업체에 제공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티맵모빌리티가 분사하지 않고 SK텔레콤 내에 있었을 경우 현대차와 같이 사업 계획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면서 “티맵모빌리티의 EV 관련 채용 공고 내 업무를 보면 현대차의 MaaS 사업과 닮아있다”고 했다. 이어 “T맵을 보유한 티맵모빌리티는 차량 위치 추적, 차량 정보 수집 등에서 (현대차와 비교해)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분사 이전 현대차 MaaS 관련 일부 인력이 SK로 옮기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티맵모빌리티는 궁극적으로 ‘하늘을 나는 자동차(플라잉카)’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티맵모빌리티는 SK텔레콤과 협력해 ▲5G, AI 및 T맵 기능을 활용해 최적의 하늘길을 설정해 주는 ‘플라잉카 내비게이션’ ▲높은 고도의 지형지물을 고려한 ‘3차원(3D) HD맵’ ▲플라잉카를 위한 ‘지능형 항공 교통관제 시스템’ 등에도 도전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