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이사회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를 신설한 LG유플러스(032640)가 ESG위원회에서 주주환원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ESG위원회에서 이를 논의하는 게 이상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통상적으로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은 이사회를 통해 결정되지만, 이를 ESG위원회에서 먼저 심의하겠다는 것은 ESG 관점에서 주주환원 방식, 규모 등을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이해가 상충된다는 것이다.
최근 LG유플러스는 1분기 275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에 따라 이익이 늘어난 만큼 배당을 늘릴 것인지,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설지 등에 대한 질문이 컨퍼런스콜에서 잇따랐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측은 "5세대 이동통신(5G) 투자가 상당히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배당이 약했던 것은 사실이다"라면서 "ESG위원회에서 주주환원과 관련된 논의를 계획하고 있으며, ESG 위원들의 의견을 다 듣고 조만간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좋은 결과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SG위원회는 사외이사 전원(정병두, 윤성수, 김종우, 제현주 이사)과 사내이사인 최고경영자(CEO) 황현식 사장 등 5인으로 구성돼 있다.
박경서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기업들의 'ESG 경영'이 늘어나는 것은 '기업가치·주주가치 극대화'라는 기업의 근본적인 경영목표 외에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의 선한 가치를 경영목표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런 와중에 환경 설비나 제품 개발, 사회 책임에 투자할 돈을 주주에게 먼저 주겠다는 의사결정을 ESG위원회에서 진행하는 것은 좀 애매하다"라고 지적했다. 주주가치뿐 아니라 다른 가치도 추구하라는 취지의 ESG위원회에서 주주 이익 관점에서의 배당 등을 결정하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LG가 그룹 차원에서 올해 상반기 내 13개 상장사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키로 하자 LG유플러스가 이를 만들어 역할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ESG 본질에 대한 이해 없이 일단 만들어 주요 이슈를 모두 심의하는 식으로 운영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LG유플러스 측은 "광의로 보면 주주도 고객이다"라면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에 대해 ESG 관점에서도 논의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는 활동일 수 있는 만큼 충분히 ESG 논의 사항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취지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이 환경보호를 위해 기부금을 냈을 때, 그 성과가 고객 신뢰향상, 이를 통한 서비스·제품 매출증대라는 기업가치 극대화로 이어질지 인과관계는 매우 불확실하다"라며 "이 때문에 ESG와 기업가치 극대화는 이해가 상충될 수밖에 없어 ESG 경영에 나서는 기업들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