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여파로 기름값이 급등하면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BYD의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BYD 차량 'ATTO 3 EVO'가 촬영된 모습 / 로이터=연합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료 가격 상승과 중동 분쟁으로 인한 '주유 불안감'이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급증시켜 시승, 광고 시청, 중고차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온라인 자동차 거래 플랫폼 오토트레이더에 따르면 영국에서 중국 전기차 제조 업체 BYD(비야디) 신차 광고 조회수는 전년 대비 77% 증가했고, 중고 BYD 차량 검색량은 370% 이상 급증했다. 프랑스 자동차 제조업체 르노 웹사이트에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공격을 시작한 2월28일 이후 전기차 문의가 24% 늘었다.

한국 자동차 기업 기아의 경우, 출시를 앞둔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2'의 시승 요청이 84% 증가했다.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영국 법인 대표 맷 갤빈은 자사 차량에 대한 문의와 시승이 늘었다며 "이제는 '주행거리 불안' 대신 '주유 불안'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각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던 전기차 업체들에게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BYD는 지난달 28일 순이익이 4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란 전쟁 이후 청정에너지 시장 활성화에 대한 투자자 기대감으로 주가는 17.5% 상승했다.

일부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연료비 부담 심리를 적극 공략한 광고를 내놓고 있다. BYD 유럽 법인은 이번 주 소셜미디어(SNS)에 "연료비는 변하지만, 당신의 계획은 변하지 않습니다. BYD로 비용을 절약하세요"라는 문구의 30초 광고를 공개했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 증가는 기름값 상승뿐 아니라 전기차 모델 다양화와 배터리 주행거리 개선 등과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기차 리스 및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옥토퍼스 일렉트릭 비히클의 최고경영자 구르지트 그레왈은 "불과 6개월 전보다 중고 전기차 판매량이 4배 증가한 것은 실제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관건은 이러한 관심이 지속될지 여부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일반적으로 유가 상승기에 높아지지만, 시장이 안정되면 빠르게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더구나 이미 포드, 혼다, 스텔란티스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출시 계획을 취소하거나 전환 전략을 수정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