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계가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택배 쉬는 날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으나 파행하며 선거일 택배가 정상 운영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선거일 택배 운영을 쉬겠다고 선제적으로 발표했지만, 다른 업체들은 '보여주기식 쉬는 날'이라며 날을 세우는 모양새다.

택배 기사가 배달을 하는 모습./뉴스1

18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한진택배·롯데글로벌로지스·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로젠택배 등 주요 택배 업체는 지난 14일 한국통합물류협회 주관으로 진행된 6·3 전국동시지방선거일 택배 집배송 서비스 운영 대책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는 택배 쉬는 날 시행에 대해 각사의 의견을 종합하고, 물류 센터 운영 및 택배 기사의 휴식 범위 및 시간 등을 협의하고자 열렸다. 협회는 업체들의 의견이 합치되면 이를 공동으로 발표할 구상을 갖고 있었다.

택배 쉬는 날은 2020년 민주노총과 정치권이 택배 업체들과 협의해 광복절을 앞두고 처음 시행한 택배 휴업일이다. 배송 기사들의 휴식권 보장을 위한 것으로 법적 강제성은 없으나 관례적으로 이어져왔다. 지난 대선에서도 업계가 협의해 시행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는 CJ대한통운의 선제적인 택배 쉬는 날 발표로 파행했다고 한다. CJ대한통운은 회의 당일 오전 선거일을 택배 쉬는 날로 운영해 익일배송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새벽·당일배송 서비스는 정상 운영한다.

한진택배·롯데글로벌로지스·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로젠택배 등은 아직 운영 방침을 정하지 못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CJ대한통운의 발표에 대한 불만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의 일방적 발표로 다른 업체들의 휴업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고 했다.

회의 파행 이후 택배 업체들은 각자 휴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의견을 모아서 발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각 업체가 여건에 따라 결정하기로 한 만큼 회의가 다시 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총 택배 물량은 64억1000만개다. 주요 택배 업체가 모두 하루를 휴업할 경우 1756만개의 택배가 멈추는 셈이다. 휴업 손실도 따르기에 택배 업체로서는 휴업 결정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한진택배·롯데글로벌로지스·로젠택배 등은 CJ대한통운처럼 새벽·익일배송을 운영하지 않거나 작은 규모로 운영해 휴업에 따른 영향이 클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택배 쉬는 날 시행이 더욱 조심스러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택배 쉬는 날 시행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각 사가 판단하겠지만, 업체마다 사업 모델이나 여건이 다른 만큼 일괄적으로 휴업을 결정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CJ대한통운이 택배 쉬는 날 시행을 발표했지만, 새벽·당일배송은 정상 운영하는 만큼 일각에선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CJ대한통운은 새벽·당일배송의 경우 용달로 불리는 '영업용 번호판(아·바·사·자)' 화물차 기사들과 계약을 통해 수행되고 있어 휴업을 강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