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뉴스1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오션의 함정 장비·부품 공급 관련 불공정 거래 의혹에 대해 현장 조사에 나섰다. 주요 함정 부품 시장에서 독과점 지위를 차지한 한화 계열 공급사들이 한화오션에는 유리한 조건으로 장비·부품을 제공하고, 경쟁사에는 불리한 조건을 적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시장감시국 제조업감시과는 최근 서울 중구 한화오션(042660) 서울사무소에 조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한화오션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 등 계열사로부터 함정 장비와 부품을 공급받은 조건을 확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오션에 적용된 견적 가격과 납기, 입찰 제안서 작성에 필요한 가격·기술 정보 제공 시점 등이 경쟁 함정 건조 업체에 제시된 조건과 달랐는지가 조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장보고-Ⅲ 배치-Ⅰ 3번함에 들어가는 일부 도급 장비의 공급 조건을 둘러싼 문제 제기에서 출발했다. 장보고-Ⅲ 배치-Ⅰ 1·2번함을 건조한 한화오션은 함수무장체계, 연료전지체계, 수직발사체계 등 3종 장비의 공급 기반을 갖고 있다.

후속함인 3번함은 한화오션의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이 건조했지만, 3종 장비는 한화오션으로부터 공급받아야 하는 구조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한화오션이 장비 공급자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가격이나 불리한 거래조건을 제시했는지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수상함·잠수함 분야 체계종합 업체가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한화시스템(272210)은 수직발사체계와 레이더 등 각 함정에 필요한 핵심 장비와 부품을 공급한다. 함정 건조와 부품 공급이 한 그룹 안에 묶이면서 경쟁 조선사들이 일부 장비·부품 조달 과정에서 한화 계열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공정위도 최근 한화 계열의 함정 시장 지배력이 여전히 높다고 판단했다. 공정위가 2023~2025년 관련 시장의 경쟁 상황을 분석한 결과, 한화오션은 수상함과 잠수함 시장에서 모두 유력한 1위 사업자로 나타났다. 10개 함정 부품 중 8개 시장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또는 한화시스템이 독점 사업자이거나 1위 사업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 같은 구조에서 경쟁 함정 건조 업체가 한화 계열이 아닌 다른 부품 업체를 통해 해당 부품을 공급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봤다. 견적 가격이나 정보 제공이 차별적으로 이뤄질 경우 경쟁사가 필요한 부품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는 구매선 봉쇄 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2023년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승인하면서 한화 측에 함정 부품 견적 가격 차별 제공, 기술 정보 요청 부당 거절, 경쟁사 영업 비밀의 계열사 제공 등을 금지하는 조건을 붙였다. 최근에는 이 같은 경쟁 제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고 해당 조건의 이행 기간을 2029년 5월까지 3년 연장했다.

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부과 등 제재가 뒤따를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한화오션 측은 "공정위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하고 있으며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적극 소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