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 사상 최대 규모인 9조원이 투입되는 샤힌 프로젝트 공사가 본격화한 가운데 에쓰오일(S-Oil) 내부에선 인력 배치를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 인사 발령이 이어지면서 현장에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불만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에 투입할 인력 충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 현장에서는 오퍼레이터(생산직)를 비롯한 기존 공장 구성원을 상대로 신규 공장에 근무할 지원자를 모집하는 등 본격적인 조직 개편을 실시하고 있다.
신규 공장으로 발령된 인원은 샤힌 프로젝트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에서 각종 생산 설비 가동을 위한 설계, 셋업(set up·설정), 시운전 업무 등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에틸렌 생산 핵심 설비인 크래킹 히터가 도입되는 등 설비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3월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복합 석유화학시설을 구축하는 샤힌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지난달 기준 샤힌 프로젝트의 설계·구매·건설(EPC) 공정 진행률은 40% 수준으로, 현장에는 하루 평균 작업자 3500명이 투입되고 있다.
회사의 중장기 사업 방향과 맞닿은 만큼 샤힌 프로젝트에 대한 구성원들 기대는 크지만, 인력 배치 과정에서 불만도 제기된다. 신규 공장에 투입되는 인원 규모, 공정 등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 없이 지원자를 모집하고 인력 재배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상당수 구성원은 신규 공장으로 이동하면 기존 공장보다 업무 불확실성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본인이 익숙하지 않은 업무에 적응해야 하고, 정해진 기간 내에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부담감 등이 신규 공장 투입을 꺼리는 이유로 꼽힌다.
일부는 노동조합이 샤힌 프로젝트 인사와 관련해 사측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전 사원을 대상으로 공정 설명회를 개최하거나 신규 공장 역할을 비롯해 부서 현황, 근무 환경 등에 대한 설명 자료를 제공해달라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에쓰오일은 2026년 6월까지 샤힌 프로젝트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공사 일정이 절정에 접어드는 내년부터는 하루 평균 1만4000명, 최대 1만7000명의 작업자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샤힌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면 회사의 석유화학 사업 매출 비중은 기존 12%에서 25%로 늘어난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 투자가 확정되고 분기마다 실적 설명회를 통해 진행 현황을 보고하고 있다. 올해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지만, 사업 추진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금 조달 계획 역시 보수적인 업황을 가정한 만큼 무리 없이 완료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 인력은 기존 공장에서 관련 직무를 경험한 구성원 중 지원자를 중심으로 투입하고 있다”며 “내부 이동의 경우 지원자를 우선적으로 배치하고, 부족할 경우 추가로 해당 직무에 적합한 인력을 선정하는데 면담 등을 통해 직원 의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