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손을 잡은 영풍이 지배구조와 이사회 운영, 사회적 책임 등에 있어 사회적 지탄을 받는 기업임에도 이에 대해선 눈을 감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영풍의 경우 사망사고와 중대재해 문제로 최근 대표이사 2명이 모두 구속된 상태에서 도대체 누가 어떻게 결정을 내린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주식회사 영풍의 이사회는 총 5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사내이사 2인은 박영민·배상윤 대표이사로 모두 구속돼 있으며, 영풍의 이사회에는 현재 3명의 비상근 사외이사만 남아있다.

고려아연은 이 같은 점을 짚으며 “사외이사 중 1인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신규 선임된 인물이다. 다른 사외이사의 경우 기업의 경영과 전혀 무관한 이력을 보유한 인물이다”라며 “영풍의 제련업은 물론 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성이라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이어 “특히 장형진은 영풍의 고문직만 맡고 있어 주식회사 영풍 경영에 있어 아무런 법적 지위가 없는데도 이번 적대적 M&A 과정에서 ‘지난 75년간 2세까지 이어져 온 두 가문 간 공동 경영의 시대가 이제 여기서 마무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자신이 결정을 주도했음을 시인했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측은 “고려아연, 소액주주들과 뜻을 같이하는 영풍정밀은 ‘위법적인 밀실 야합’으로 주식회사 영풍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는지를 조사해달라며 검찰에 영풍의 비상근 사외이사 3명을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며 “또한 경영상의 권한이 없는 장형진 고문이 의사결정에 개입하고 영풍이라는 회사에 손해를 끼쳤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검찰의 판단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영풍은 대표이사 2인 등 사내이사에 이어 사외이사 3인마저 법적 판단의 대상에 올랐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영풍과 장형진, MBK파트너스가 야합해 결정한 공개매수의 자금 규모는 약 2조원에 육박한다”며 회사 운명에 있어 중대한 결정이었지만, 이에 대한 결정 과정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고(故) 최기호·장병희 창업주가 세운 글로벌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이다. 그간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각각 경영을 맡았다. 그러나 최근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영풍그룹이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지분 확보를 위한 공개 매수를 시도하는 움직임이 나오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