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에서 한국 배터리 대표기업 3사의 점유율이 소폭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CATL에 이어 2위를 유지하긴 했지만 CATL과의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삼성SDI는 SK온에 5위 자리를 내줬다.
7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296.8기가와트시(GWh)로 전년(146.8GWh) 대비 102.3% 늘었다. 2020년 3분기부터 시작된 회복세가 지난해 들어 반도체 공급 부족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고성장 추이로 이어졌다.
이 중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총 점유율은 30.4%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34.7%) 대비 4.3%포인트(p) 내려간 것이다. 2020년의 경우 2019년(16.0%)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었다.
각 사별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점유율 20.3%로 CATL(32.6%)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2020년과 비교하면 순위 변동은 없지만, 점유율은 23.4%에서 3.1%p 하락했고, CATL과의 격차는 1.2%p에서 12.3%p로 확대됐다. 사용량 성장률도 2020년까지만 해도 LG에너지솔루션이 CATL보다 높았지만, 지난해는 CATL이 167.5%, LG에너지솔루션이 75.5%로 상황이 뒤바꼈다.
2020년 점유율 5.8%로 5위를 기록했던 삼성SDI는 지난해 점유율이 4.5%로 내려가며 순위 역시 6위로 하락했다. 5위 자리는 SK온이 꿰찼다. SK온은 점유율이 2020년 5.5%에서 지난해 5.6%로 늘어나며 국내 3사 중 유일하게 상승했다. 사용량 성장률에서도 SK온이 107.5%, 삼성SDI가 56.0%로 두 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국내 3사의 성장 요인을 살펴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주로 테슬라 모델Y(중국산), 폭스바겐 ID.4, 포드 머스탱 마하-E 등의 물량 급증 영향이 컸다. SK온은 현대 아이오닉 5와 기아 니로 EV, EV6 등의 판매 호조가 고성장세로 이어졌다. 삼성SDI는 피아트 500과 지프 랭글러 PHEV, BMW iX 등의 판매 증가가 성장세를 주도했지만, 폭스바겐 e-골프 판매 급감이 전체 증가분을 잠식했다.
CATL을 비롯한 중국계 업체들은 사용량 성장률이 세자릿수를 기록하며 전체 시장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점유율 8.8%로 전년(6.7%) 대비 2.1%p 상승한 BYD는 한 해동안 사용량이 167.7% 늘었다. 각각 7, 8위에 오른 CALB와 궈쉬안의 성장률은 130.5%, 161.3%로 집계됐다.
반면 일본계 업체들은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파나소닉은 점유율 12.2%로 3위를 기록하긴 했지만 사용량은 27GWh에서 36.1GWh로 3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SNE리서치는 "중국계 업체들의 대공습 속에서 국내 3사 모두 나름 꾸준한 성장 추세를 지키면서 선방했다"면서도 "하지만 중국계 업체들의 해외 공략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반도체 공급 부족 등의 문제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 올해 국내 3사가 다양한 위협 요인들에 맞서 계속 선전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