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협회가 25일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를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한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벤처기업의 경영 환경을 고려한 보완 입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5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기업의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이른바 '3차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협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 투명성 강화라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벤처기업에 대해서는 자사주 소각 의무의 예외 규정을 신설하는 등 실효성 있는 보완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벤처기업의 자사주 활용 목적이 대기업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했다. 대기업이 주가 관리나 주주환원을 위해 자사주를 활용하는 반면, 벤처기업은 기업 운영과 성장 과정에서 필수적인 전략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협회는 "자사주는 단순한 재무적 자산이 아니라, 불확실성이 큰 성장 과정에서 위험을 완충하는 장치"라고 했다.

협회는 인재 확보 측면도 강조했다. 벤처기업은 현금 보상 여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스톡옵션이나 성과조건부주식(RSU) 등 주식 보상 제도에 의존하는 구조다. 자사주 기반 보상은 신주 발행 없이 신속한 보상이 가능하고,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유동성 확보 수단 기능도 언급했다. 벤처기업은 담보 부족과 낮은 신용도로 인해 은행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고, 유상증자는 지분 희석 부담이 크다. 협회는 "보유 자사주 처분은 경영 위기 시 신속히 활용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자금 조달 수단"이라고 했다.

협회는 경영권 방어 측면도 강조했다. 대기업은 순환출자, 계열사 지분, 우호 지분 등 다양한 방어 수단을 보유하고 있지만, 벤처기업은 투자 유치 과정에서 창업자 지분이 20~30% 수준까지 희석되는 경우가 많다. 협회는 "자사주가 실질적인 경영 안정화 수단으로 기능해 왔고, 일률적인 소각 의무화는 창업자의 경영 안정성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